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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Thwaites Liberation (트웨이트스 리버레이션) - 4.9%

by 살찐돼지 2010. 4. 30.

트웨이트스(Thwaites) 브루어리는 영국 북서부
맨체스터와 리버풀과 가까이 있는 도시
블랙번(Blackburn)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블랙번은 인구 105,000 정도의 중소규모의 도시이지만,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는 블랙번 로버스(Blackburn Rovers)로
이름하나는 잘 알려진 도시라고 생각됩니다.

트웨이트스 브루어리는 1807년 다니엘 트웨이트스가 설립하였고,
현재도 블랙번시의 센터에 브루어리가 위치하여 있다고 합니다.

트웨이트스 브루어리의 상징은 말 두마리인데,
멋있고 용감한 기사(Knight) 때문이 아니라,
Thwaite 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뜻이
  영국방언으로 개간가능한 황무지라고 합니다.

기계가 없던 시절에는 토지를 개간할 때
쟁기를 가지고 동물의 힘을 빌려서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소의 힘을 이용하였지만,
영국의 블랙번지역에서는 말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아래 라벨에 그려져있는 두마리의 말은
용맹하게 적진을 향해 달리는 말이 아닌,
힘들게 쟁기를 끄는 말의 모습입니다.


트웨이트스 브루어리의 창립자인 다니엘 트웨이트는
그가 브루어리를 경영하던 약 200년 전부터
군대와 재향군인들을 위해 맥주를 생산하여
기부하였다고 하며, 그들을 위해 만들어낸 맥주를
해방이라는 뜻의 Liberation 이라고 명칭했다합니다.

다니엘 트웨이트가 사망한 후에도 트웨이트스 브루어리의
재향군인과 영국군대를 위한 맥주지원은 계속되었다고 하며,
2004년부터 트웨이트스 브루어리는 Liberation 맥주를 따로 생산하여
영국의 재향군인회라 할 수 있는 'The Royal British Legion' 에
한 해 판매액중 최소 10,000 파운드를 기부한다고 합니다.

리버레이션 에일맥주 라벨 하단을 보면 'The Royal British Legion'가 주최하는
가장 큰 기념행사의 이름이자, 행사 때 나누어주는
뱃지의 이름인 양귀비모양의 'Poppy Appeal'

매년 11월 11일과 가까운 일요일에 영국에서 개최되는 이 기념일의 의미는
1918년 11월 11일 1차세계대전이 종전한 시기임과 동시에,
1차세계대전에서 전사, 부상, 고통받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1차 세계대전 뿐만아니라 2차세계대전등도 포함, 그들을 기리기 위하여
11월 11일에 가장 인접한 일요일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이
2분간 영국에서 묵념이 이루어진다합니다.

1차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의 군의관으로 전쟁에 참여한
John McCrae 라는 사람이 쓴 시 '플랜더스 평원 안에서' 에는
총상을 입어 사망하여 드러누운 병사들의 시신에서 나온 피를
붉은색의 양귀비꽃에 비유한 대목이 있습니다.

그 시의 표현을 차용하여 영국재향군인회는
'Poppy Appeal' 이라는 심볼을 만들었고,
양귀비모양이지만 자세히 보면 총상을 입어 피가 번지는것과 같은
형상을 하고있는 뱃지를 11월 연례행사 때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또 시민들은 그것을 공짜가 아닌 기부금형식으로 구매하고
그 양귀비 꽃모양의 뱃지를 가슴에 달아 추모한다고 합니다.
이때 모금된 금액들은 퇴역군인들, 전사장병들의 가족,
기타 복지사업에 사용된다 하는군요.


이 맥주를 선택하게 된 경위는
아무 사실도 모르고 그냥 마트에서 할인행사하여
싸게 판매하길래 구매한 것인데,
자초지종을 알고나니 왠지 경건한 마음으로
마셔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맥주입니다.

붉은색을 띄고 있는 Liberation은
맥주에 담겨진 의미를 떠나서 맥주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Bitter 맥주였는데,
쓴맛이 강하지는 않고, 뒷맛에 있어서
잔잔하게 남는 쓴맛도 약한편이지만
과일과 같은 향과 맛, 색깔처럼 붉은색과일들
석류나 체리같은 맛이 살짝살짝 맥주안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달다고 여겨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적당한 선에서 쓴맛과 신맛 단맛등이 조화을 이루어
만족스런 맛을 내는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게감도 부담스럽지 않고, 맛 또한 자극적이지 않아
비터맥주에 덜 적응된 사람이라 할 지라도
친숙하게 접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맥주는 맛이 최우선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맥주안에 담겨진 의미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 트웨이트스의 Liberation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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