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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Widmer Brothers Drifter Pale Ale (위드머 브라더스 드리프터 페일 에일) - 5.7%

by 살찐돼지 2013. 7. 23.

 

작년 8월 'X-114 IPA' 를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양조장인

Widmer Brothers 는 Rotator 형식으로 새로운 IPA 를 만들어

미국의 맥주 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Rotator IPA 로서 정평이 났고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로서는

매우 빠른시기인 1986년 자체제작한 헤페바이젠(Hefeweizen)이

지금의 Widmer Brothers Brewing 을 있게 만들어 준

공신이나 다름 없는 맥주인지라 이들에게 바이젠과 IPA 는 각별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렇다면 페일 에일(Pale Ale)은 기대도 않는

그냥 '구색맞추기성 맥주냐?' 는 의구심에는 제가 관련자가 아니라 모르지만..

적어도 Widmer Brothers 는 Drifter Pale Ale 을 평범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 블로그에 포스팅된 위드머 브라더스(Widmer Brothers)의 맥주 -

Widmer Brothers X-114 IPA (위드머 브라더스 X-114 IPA) - 6.2% - 2012.08.04

 

 

미국식 페일 에일(APA)은 미국 홉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스타일로,

비교적 홉의 풍미가 과격한 IPA 에 비해 자극이 덜한 편이기 때문에

미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은 대부분 기본 맥주로서 APA 를 취급합니다.

 

미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만드는 아메리칸 페일 에일(APA),

그리고 크래프트 브루잉의 영향을 받은 타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의

APA 들은 누가 지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가 따르는 관습이 존재합니다.

 

Cascade(캐스케이드)를 위시한 C 로 시작하는 미국 홉 아이돌들인

센테니얼(Centennial), 콜럼부스(Columbus), 치눅(Chinook) 등

이미 검증된 홉들로서 무난하게 APA 를 만들어내는 관습이죠. 

 

Widmer Brothers 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지휘(Leading)' 를 거부하며

기본적인 페일 에일이라도 우리는 색다르게 만들자는 신념으로

홉의 구성에서 다른 양조장들과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Widmer Brothers 양조장의 전용 홉인 Alchemy 를 필두로

비교적 근래에 개발된 홉으로 15%가 넘는 알파 액시드(AA) 수치를 가졌기에

쓴 맛만 창출하는 종으로 취급받아 향과 맛은 평가절하받는 Summit ,

 

미국 홉은 아니지만 발군의 복숭아 넥타, 백포도주의 풍미가 있는

한국 맥주 매니아들에게는 익숙한 뉴질랜드 Nelson Sauvin 등으로

  'Widmer Brothers Drifter Pale Ale' 는 제작되었습니다.

 

  단어 Drifter 의 의미에는 떠돌이, 표류자가 있는데,

초대받지 못해 떠돌고 표류하는 홉들로 만든 페일 에일입니다.  

 

 

색상은 영롱하고 완벽에 가까운 호박색(Amber)를 발했으며,

거품 생성력이나 유지력도 우수한 편이었습니다.

 

향이 꽤나 기가막힌데 복숭아나 오렌지 잼과 같은

톡 쏘는 시큼한 과일 향보다는 달콤하게 향이 풍겼으며,

더불어 맥아의 단 내 또한 홉의 향과 맞물려 강해진 느낌입니다.

 

풀이나 송진, 혹은 그을린 카라멜같은 거친 요소는 배제된 채

발랄하고 달달하게 홉과 맥아의 향을 추출한 것 같습니다.

 

탄산감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과도하지도 않아 적당한 청량감만 주고

질감자체는 맥아에서 오는 기운이 강하기때문에

점성이 질척거림까지는 아니지만 부드럽고 매끈함이 돋보입니다.

 

무게감에서는 부담감보다는 차분함이 느껴졌습니다.

전형적인 Medium Body 맥주라고 여겨졌네요.

 

맛과 질감에서 맥아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깔끔-상쾌하게

홉의 특징만 살린 페일 에일이 아닌, 맥아와 홉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려 애썼다는게 느껴지는 페일 에일으로서..

 

입에 머금으면 조금 묵직한 질감과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맛에서는 약간의 토피(Toffee)+ 꿀, 찻 잎과 같은 맛을 보았습니다.

단 맛이 그리 깊게 남는편은 아니고 이후로는 살짝 느끼하게 전개되었죠.

 

홉의 맛은 귤이나 복숭아 등의 과일맛이 전달되며,

사용된 세 종류의 홉들 모두 높은 AA% 를 가진 종임에도

홉의 씁쓸한 여운은 길게 남지 않고 중간에 끊어집니다.

 

씁쓸한 여운이나 홉의 과일 같은 맛, 하다 못해 맥아의 단 맛도

이상한 느끼한 맛에 맥을 못추는 듯한 인상이었는데,

 

향이나 질감/무게감까지는 많은 기대를 하게 했지만..  

맛에서의 결과가 아쉬움을 가져다 주었던 맥주였습니다.

 

이 맥주는 훗날 기회가 되면 다시 마셔보고 평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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