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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대한민국

고릴라 브루잉 김치 맥주 - 4.4%

by 살찐돼지 2025. 4. 1.

 

컨셉과 이름만 들으면 맥주 문외한에게는 상당히 쇼킹하겠고,

이것도 K-맥주의 일환의 괴기한 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김치맥주 컨셉은 부산의 고릴라 양조장이 처음도 아니고,

국내의 다른 양조장들에서 이미 시도한 바가 있으며,

 

미국에서도 도깨비어라는 업체가 김치 맥주를 만들어

 수제맥주 양조장의 IPA, 스타우트 같은 포지션으로 판매합니다. 

 

그래서 산전수전 겪은 맥주 매니아들은 김치맥주라는 컨셉에

특별하게 놀란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고릴라 양조장의 맥주들 -

고릴라 브루잉 팝시클 IPA - 6.6% - 2021.03.04

고릴라 x 비어룸 홉 밤 - 8.5% - 2021.06.24

고릴라 ESB - 5.4% - 2021.09.10

고릴라 브루잉 위헤비 버번BA - 10.1% - 2021.11.24

고릴라 브루잉 패션 프로젝트 - 3.0% - 2022.08.10

고릴라 브루잉 배럴 컬렉션 낫 댓 스파이시 사우어 - 5.3% - 2022.12.07

 

 

김치 맥주 컨셉의 공통점은 스타일이 Sour 맥주라는 것으로,

Sour 맥주가 유산/젖산균 발효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Sour 맥주를 만드는게 기본입니다.

 

다만 김치의 속재료, 양념의 컨셉도 가져가느냐 아니냐가 포인트로,

오늘 시음하는 고릴라 양조장의 김치 맥주는 전자를 선택하였습니다.

 

나리찬과 협업하여 만든 맥주로 고릴라 양조장의 양조자들은

김치맥주라 하지만 김치의 맛이 나지 않는 것에 의문을 제시했습니다.

마치 옛 미드를 보면 한국말이 어설픈 한국인 배역 같은 느낌이었겠죠.

 

따라서 김치에 들어가는 식물성 재료들인 생강, 마늘, 고춧가루, 무 등등이

1000L 양조기준 각각 1kg 정도 포함되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고,

 

동물성 재료인 젓갈류는 국내 식약처가 맥주사용에 허가 하지 않아서,

고릴라에서는 김치 맥주가 비건 김치 맥주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K-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기도하고,

부재료를 넣어 맥주를 만드는 것이 여전히 수제맥주의 트렌드이기도해서,

 

미국의 수제맥주 관련 매거진인 Craft Beer & Brewing 에서도

부재료로서의 김치 + 고릴라 양조장과의 인터뷰를 글로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상했을 때 K-푸드 맥주라는 부분과 강렬한 어그로 등으로

국내-해외 크래프트 맥주계에서 앞으로 더 많아질 컨셉이라 생각합니다.

 

 

색상은 다소 탁한 금색에 가깝지만 붉은 주황빛도 보입니다.

느낌상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그런거 아닌가 예상해봅니다.

 

첫 향은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의 향이 먼저 왔습니다.

일반적인 맥주에서 접하기 힘든 매움과 알싸함이 찾아오며,

이후 산미가 매움을 뚫고 어느정도 나타나나, 김치 향입니다.

 

탄산기는 살짝 적은 편으로 청량함을 주는 맥주는 아니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지만 마냥 연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벼움과 중간의 사이에 놓여진 편하게 마실 맥주였습니다.

 

김치가 주인공이 된 저도수의 Sour 맥주였기에

맥아의 단맛을 위한 자리는 당연하게 없을거라 보았는데,

예상과 같이 맥아적인 단맛은 나타나주진 않았습니다.

 

맛에서도 김치의 맵고 싸한 맛이 나타나는데,

맥주를 마시는데 왜 이런맛이 등장하는지에 대해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한국인으로서

 

김치인 만큼 높은 평가 기준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었는데,

나름 김치에 대한 구현도가 높은 편이라서 흉내만 낸

김치맥주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구현도가 높은 편이라 괴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당한 김치 유산균의 산미와 함께 김치라면 수준의

김치 맛이 쓴맛이나 떫은맛 등등의 불쾌함 없이 어울려져서

 

정말 생각보다는 괜찮게 마실 수 있었던 맥주였습니다.

마시고 나서 끝맛은 은근 매운맛이 남아주는 편이었습니다.

 

오늘 맥주와 비슷한 색상의 톤을 띄는 물김치를 먹은 느낌이고,

김치전이나 보쌈류와 페어링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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