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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대한민국

플래티넘 에일의 정석 - 5.2%

by 살찐돼지 2021. 1. 31.

 

플래티넘(Platinum)은 대한민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으로

2000년대 초반 압구정, 강남에서 하우스 맥주로 시작했습니다.

 

하우스 맥주가 성행하던 00년대 당시에는 독일이나

체코식 필스너, 바이젠, 둔켈 등의 맥주들이 강세였는데,

 

초창기 하우스 맥주 시절에 독일 유학파 출신이 설립

혹은 독일/체코 기술자 한국 초빙 후 양조라는

국내 하우스 맥주 설립 배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플래티넘 양조장은 그 시기에는 이질적이었던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들도 선보이고는 했었는데,

그에 대한 자부심이 홈페이지 설명에 많이 묻어나옵니다.

 

 

오늘 시음한 맥주는 에일의 정석이라는 맥주로

대형마트에서 4캔 만원에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치 페일 라거 위주의 대부분의 대중들에게

수제맥주의 에일을 알고 싶다면 이 맥주로

정석을 알고 시작하라는 느낌의 네이밍입니다.

 

플래티넘에서 설정한 정석적인 에일 스타일은 미국식 페일 에일로,

워낙 넓은 에일 세계에서 미국식 페일 에일이 에일(Ale)류의

정석이라 할 만한 대표성이 있느냐에 의견이 갈릴 수도 있지만,

(미국식 페일 에일도 영국식 페일 에일에서 파생된 터라)

 

맥주 스타일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그냥 수제(크래프트)맥주

세계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에일을 꼽으라면

마치 중국집=짜장면처럼 미국식 페일 에일인건 동의하기에

에일의 스탠다드(정석)이라는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맑은 편이고 짙은 금색~밝은 호박색에 가깝습니다.

 

미국 홉에서 유발된 감귤, 자몽 느낌이 먼저 왔고

이후 솔, 풀과 같은 옛 미국 페일 에일 속성도 있습니다.

맥아에서 오는 카라멜이나 고소한 비스킷도 약간 있네요.

홉의 향기가 강렬하진 않았어도 주연임을 드러내긴합니다.

 

탄산감은 있는 편이라 적당한 청량감으로 왔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 수준이라기에는 조금 가벼운데,

탄산 포화도나 입에 닿는 느낌/무게감 등에서

라거 위주로 시음했던 사람도 큰 부담느끼진 않을겁니다.

 

카라멜이나 시럽류의 단 뉘앙스는 초반에 발견되나

금새 깔끔해지고 개운해지는 성향이라 남지 않았고,

마시고 나면 약간의 농익은 과일 맛 정도만 남습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감귤, 자몽, 솔, 약간의 송진 등

옛날 미국식 페일 에일의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은근한 정도의 비스킷, 곡물류의 맥아 맛이 있네요.

 

쓴 맛이 도드라지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마시고 나서는 말끔하고 가뿐하긴하지만

끝 맛이 없어 허전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쓴 맛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페일 에일 같았고

양조장의 타켓 소비자가 분명한 제품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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