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인 2012년에 한국의 세븐브로이의 맥주로
700번 째 맥주로서 시음기를 남긴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유통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국내 수제맥주가 4캔 만원에 판매된다는 상상을 못했지만,
2021년 현재 세븐브로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중 수제 맥주 양조장이 되었습니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강서, 한강, 곰표, 흥청망청 등등을 생산하는 곳이니까요.
- 블로그에 리뷰된 세븐브로이의 맥주 -
7 Bräu India Pale Ale (세븐브로이 인디아 페일 에일) - 5.5% - 2012.11.29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맥아, 더 입니다. 6.25 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을 수행한 미국 장군 맥아더가 그려졌습니다.
가운데 쉼표가 있긴하나 일종의 언어유희, 아재개그인 셈이죠.
아마 기존의 대기업 양조장에서 취급하는 라거들이
맥아 함량이 낮다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지 않아 '맥아, 더' 라는 의미라 봅니다.
스타일은 엠버 에일(Amber Ale)입니다.
페일 에일(Pale Ale)의 붉은 버젼이 엠버 에일로,
특유의 붉은 호박색은 맥주의 재료 맥아들 중
카라멜 맥아라는 것으로 형성합니다.
카라멜을 직접 첨가하는 맥주는 아닙니다.
결국 페일 에일 + 카라멜 맥아의 조합이
엠버 에일이기 때문에 맥아, 더라는 명칭이
나름 어울릴 수 있는 스타일에 적용되었다 생각합니다.
살짝 짙은 호박색에 해당하는 외관이 확인됩니다.
강렬하진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카라멜 내와
약간의 감귤류, 풀의 향이 은은하게 나왔습니다.
탄산기는 적은 편이라 청량함과 거리가 있지만
스타일 특성상 탄산이 많이 필요한 타입은 아니라서
흠이 되지 않으며, 4도 후반의 알콜도수 맥주 치고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질감과 무게감에 해당하는 편입니다.
카라멜 단 맛이 있지만 그래도 개운한 끝 맛을 향하기에
입에 물리게 단 맛이 남진 않고, 약간의 토스트 맛은
카라멜 + 베이스 맥아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홉 맛은 약간의 풀이나 솔과 은근한 감귤 정도로
페일 에일이나 IPA 등에 비해 뚜렷한 편은 아니며,
상대적으로 맥아(카라멜) 캐릭터에 보조하는 정도입니다.
쓴 맛은 있는 편은 아니고 마시고 나면 단 맛의 잔상과
토스트, 비스킷과 같은 구수함 등이 잔잔하게 남습니다.
'맥아, 더' 라는 이름처럼 엠버(Amber) 에일이지만
맥아와 홉의 밸런스보다는 맥아 쪽에 더 힘이 실린편이며,
너무 달지 않은 선에서 붉은 카라멜/크리스탈 맥아의
성질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시도해보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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