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브루어리는 충북 청주에 위치한 펍(Pub)으로
업체 명칭에 양조장(Brewery)이 들어가긴 하지만,
아직 상업 양조 시설은 확충하지는 못했고,
자체적으로 만든 레시피를 면허를 가진
맥주 양조장에 위탁생산하여 제품을 유통하는
집시 브루어리 형태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경기나 부산권도 크래프트 맥주 문화가
대중들에게 아직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수도권이 아닌 청주는 더더욱 불모지일 수 밖에 없는데,
그 가운데서 자체적으로 시음회나 이벤트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맥주 문화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선데이 ESB 는 이름처럼 영국식 ESB 스타일의 맥주로,
아마 모티브가 된 제품은 이것이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위탁을 맡아준 양조장은 얼마전에 바이젠복으로
소개한 적이 있는 크래머리(Kraemerlee)입니다.
본래는 양조장에서 생산 후 케깅(Kegging)하여
펍(Pub)과 같은 드래프트 맥주 전문점에서 취급했으나,
코로나로 인한 시민들의 외출 감소와 영업 제한 등으로
펍의 탭(Tap)맥주 수요보다는 테이크아웃 해서 마실 수 있는
캔 맥주가 더 유통에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작년 겨울부터 Sunday ESB 가 캔으로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살짝 탁하며 붉은 호박색(Amber)을 보였습니다.
비스킷 같은 고소하고 포근한 영국 맥아의 향이 나왔고,
흙, 꽃, 약간의 시큼한 향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향은 은은한 편으로 강렬한 자극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탄산기는 상당히 적은데 영국 ESB 타입에서는 허용되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 정도로 마냥 가볍고 연하지도
그렇다고 무겁고 끈적하지도 않은 온순한 성질입니다.
카라멜과 같은 맥아적인 단 맛이 있지만 스쳐지나가며,
고소한 빵이나 견과, 비스킷스러움이 더 남았습니다.
은근하게 효모쪽에서 오는 단 맛이 있었으며,
홉에서 오는 씁쓸함이 입에 남아주었는데,
뒤로 갈수록 다소 아린 쓴 맛으로 나오는 편입니다.
마시고 나면 입에 남는 고소한 여운은 좋은 편이며,
대체로 순하고 차분한 성향의 ESB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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