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가의 소망, 바람 쯤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을 가진 Brewer's Desire 입니다.
벨기에의 John/Anthony Martin 양조 업체에서
람빅 양조장인 팀머만스(Timmermans)를
1993년 매입한 이래로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맥주는 팀머만스 양조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스타일은 람빅(Lambic)쪽이라 볼 수 있습니다.
Willem Van Herreweghen 라는 마스터 브루어와
Anthony Martin 사장의 열의가 탄생시킨 맥주입니다.
밝은 베이스 맥아와 약간의 로스티드 맥아가 들어가며,
발효는 지역의 거주하는 자연적인 것들을 사용했으며,
오크나무 통에서 2년 넘는 기간동안 보관되었는데,
참고로 오늘 시음하는 제품은 2013년 양조되었고
무려 42개월을 캐스크(Cask)에서 묵었다고 하니
병입은 2017년 쯤 되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네요.
맥주의 상미기한은 2057년까지라 적혀있습니다.
John/Anthony Martin 에서 취급하는 맥주들 중
가장 고급스럽고 정성이 깃든 제품이라 볼 수 있고
국내에는 아직 정식 수입되진 않았습니다.
빨리 꺼지는 거품이지만 손가락 두께 반 만큼은
계속 남는데 잔 밑에서 올라오는 기포 덕분입니다.
외관은 탁합니다. 달리 흔들지도 않았는데
잔에 효모가 딸려 들어간게 보일 정도네요.
색상은 주황색~연한 호박색에 걸칩니다.
묵은 홉의 풀 내와 브렛(Brett)의 향취가
매우 퀴퀴하고 떨떠름한 곰팡이, 먼지 같고
나무와 약간의 피트처럼 다가오는 내음에
기대한 만큼의 적당한 신 향이 올라옵니다.
향은 람빅으로 따지면 매우 Oude 스럽습니다.
탄산기는 터짐이 있는 편이라 마시면
스파클링 와인과 유사한 기분이 듭니다.
실제 무게감과 질감도 진득한 기운 없이
가볍고 톡 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입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이 맥주에서는 멸종이며,
그런게 어울리기에 생각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시작되는 맛은 브렛과 배럴의 그리고 묵은 홉의
건초, 짚, 곰팡이, 먼지, 나무 등의 맛이 나오는데,
이후 등장하는 적당한 신 맛과 결합하였습니다.
신 맛이 발사믹 식초같은 느낌으로 나오진 않고,
신 맛이 치고 올라올 것 같으면 나무나 약간의
스모키한 요소들이 잘 덮어주는 느낌을 받습니다.
뒷 맛은 꽤나 간결하고 쉽게 마무리가 되는데,
떨떠름하거나 매캐한 맛이 남는게 없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등장하였던 맛들은 충분이
해당 스타일의 맥주에서 기대할 만한 것들이라
나올만한 애들이 나왔기에 큰 감흥은 없으나
맛의 전개가 중간 부분의 신 맛+Funky 가
한 번 입 안에서 결합되어 표출되고 나면
그 이후 순식간에 맛이 깔끔해지는게
해당 스타일에서는 언급하기 어려운 단어인
음용성을 좋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줍니다.
맥주 상품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전개인
초중반에는 충분히 자기 개성을 드러낸 후에
마지막 인상은 편하게 가져감으로 인하여
부담을 덜고 다음 잔을 또 하게 하는 맥주였네요.
이 맥주를 선물해주신 이규철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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