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랑케(De Ranke) 양조장은 벨기에 출신으로
이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소개한 적 있는 곳입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XX Bitter 로 대강 옮기자면
Extra Extra Bitter 로 '더 더 쓴' 맥주 정도 되겠습니다.
기본 스타일은 벨기에식 골든 에일에 해당하지만
쓴 맛에 해당하는 IBU 수치는 60 이상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De Ranke 양조장의 맥주들 -
De Ranke Kriek (드 랑케 크릭) - 7.0% - 2010.11.24
De Ranke Guldenberg (드 랑케 굴덴베르흐) - 8.5% - 2013.06.22
Cuvée De Ranke (꾸비 디 랑케) - 7.0% - 2014.04.13
크래프트 맥주계에는 Double IPA 를 비롯하여
IBU 수치가 100 을 상회하는 제품들이 많아서
'IBU 60 정도가지고 무슨 XX Bitter 냐?' 할 수 있지만
사실 벨기에 맥주들은 홉과 친하지 않은 타입이 많아
왠만한 맥주들이 IBU 40 을 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XX Bitter 의 컨셉이 벨기에에서는
나름 이질적인 타입의 맥주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죠.
높은 IBU 때문에 이를 벨지안 IPA 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국 쪽의 벨지안 IPA 들은 대체로 벨기에 효모 맛이 강하고
미국 홉의 감귤,풀 맛 등이 뿜어져나오는 제품이 많은 반면,
De Ranke XX Bitter 는 홉도 참 유럽(대륙)스러운
브루어스 골드(Brewer's Gold)와 할러타우 미텔프뤼로,
감귤, 열대과일 계열과는 매우 거리가 먼 홉 품종들입니다.
병 속 효모가 잔에 빨려 들어가면 탁해지며
색상은 살짝 진한 금색에서 밝은 구리색입니다.
캐릭터가 확실한 풀, 약초, 허브 등의 홉 향으로
감귤이나 열대과일 쪽 캐릭터는 적었습니다.
효모 쪽에서 나오는 약간의 단 과일 내도 있지만
홉에서 나오는 식물성 향이 더 먼저 와닿습니다.
탄산감은 약간의 청량감이 포진된 정도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특별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중간 수준보다 조금 가벼운 수준이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맛은 잎사귀 홉(Leaf)의 끝 자락을
물고 있는 것 처럼 살짝 원초적인 홉의 풀 맛과
약초, 은근한 꽃 맛 등등이 어울러졌다 느꼈고,
미약하게 벨기에 효모가 만들어낸 발효 과일 맛 같은
단 맛이 전달되는 것을 빼면, 뒷 맛은 상당히 씁니다.
시럽이나 꿀, 캔디 등과 같은 단 맛이 적은 편이라
홉의 쓴 맛이 오롯히 느껴지는 맥주라 생각되기에
확실히 사람들에게 인상은 쓴 맥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람빅이나 괴즈(구즈) 계열에서 브렛(Brett)효모의
꿉꿉함이 빠진 맥주 맛과 매우 유사하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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