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국내 수입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정석적이면서
무난한 포터(Porter)를 찾는게 쉬운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최근 성장한 국내 크래프트 맥주 업체의 제품들에서
포터(Porter)를 많이 다루게 된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죠.
이번에 시음하는 미국 데슈츠(Deschutes) 양조장에서 만든
블랙 뷰트(Black Butte)는 영국식 포터 맥주를 본 받았지만
미국 느낌으로 다시 만든 아메리칸 포터 스타일을 대표하는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데슈츠(Deschutes) 양조장의 맥주 -
Deschutes The Abyss Rum (데슈츠 디 어비스 럼) - 13.9% - 2019.08.09
Deschutes Fresh Squeezed IPA (데슈츠 프레쉬 스퀴즈드 IPA) - 6.4% - 2020.02.26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창의적인 맥주들을 많이 시음하게 됨에 따라,
블로그에 언급할 일이 많지 않은 BJCP 가이드라인이란게 있습니다.
세계의 존재하는 맥주들을 미국의 비영리 단체 BJCP 의 전문가들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스타일마다의 맛, 향, 외관, 질감, 종합적 느낌을
하나하나씩 서술하고 히스토리나 유사스타일과의 비교, 스펙 등등을 정리한
고급 자료를 구글에서 BJCP 2015로 검색하면 무료로 PDF 를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각 맥주 편마다 해당 스타일을 가장 잘 드러낸 상업적 사례를
BJCP 전문가들이 꼽았는데, 예를들면 독일식 밀맥주에는 파울라너가
아메리칸 페일 에일에는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이 예시로 나옵니다.
BJCP 의 아메리칸 포터 편을 보면 오늘의 주인공 Black Butte Porter 가
상업적 사례로 등장하고, 참고로 American Stout 편을 살펴보면
국내에 함께 들어온 Obsidian Stout 가 기록되있는걸 확인할 수 있네요.
기본적인 스타우트, 포터가 모두 BJCP 에 들어간 양조장이라는 점에서
데슈츠의 검은색 에일 맥주들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짙은 갈색에서 검은색으로 향하는 색처럼 보였습니다.
고소한 비스킷과 은은한 커피, 아주 달진 않은 초컬릿이 있고
희미한 정도의 허브와 레몬과 같은 향도 어렴풋이 등장합니다.
탄산감은 많진 않은게 어울리게 다가옵니다.
질감과 무게감은 중간 수준으로 강하지도 약하지도,
연하지도, 끈적이지도 않게 안정적인 느낌이네요.
향에서 언급했던 요소들이 맛에서도 겹쳐서 나왔습니다.
커피, 초컬릿 덕분에 달콤한 느낌은 있지만 맥주 자체가
카라멜스러운 단 맛의 면모는 많이 등장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달콤한 시작과 함께 깔끔하고 개운한 맛으로 향해갔고,
고소한 곡물 비스킷과 같은 맛도 뒷 편에 남아줍니다.
은근히 홉에서 나오는 꽃, 허브, 레몬스러운 맛이
맛의 주연급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적은 비중으로
포터의 맛을 다채롭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쓴 맛은 거의 없고 끝 맛이 깔끔한 편이라 질리지 않고
상당히 음용성이 좋았던 잘 만들어진 포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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