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치고(Echigo) 양조장은 일본 중부 니가타 현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일본 최초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에치고' 에서 만들어내는 맥주들의 스타일 구성들을 살펴보면
오로지 한 국가의 맥주 스타일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여러 국가의 기본적인 맥주 스타일들을 양조하고 있습니다.
페일 에일, 스타우트, 엠버 에일 - 영국 & 미국
바이젠, 필스너 - 독일 & 체코, 벨지안 화이트 등이 해당합니다.
그것들 면면을 보면 독특하게 튀는 스타일의 맥주는 없어
매니아들 입장에서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최초의 마이크로 브루어리' 라면 각국의 기초적인 스타일을
페일/라이트 라거만 마시던 사람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는
의미로서 이와 같은 라인 업을 구축하는게 필연적일 것 같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치고(Echigo) 양조장의 맥주 -
Echigo Stout (에치고 스타우트) - 7.0% - 2012.08.02
참신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에치고의 맥주 라인 업이 무미건조해 보일 수 있겠지만..
오늘 소개하려는 '에치고 코시히카리 쌀 라거' 는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지역 특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라는
스토리 만으로도 그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만 합니다.
코시히카리 쌀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낯선 것이 아닌데,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종의 쌀로 니가타 현이 특산품입니다.
귀한 쌀을 맥주에 넣어 청량하고 깔끔하게 만들어낸 것이
에치고 양조장의 '코시히카리 라이스 라거' 로,
이 맥주의 스타일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업맥주인
아사히 수퍼 드라이나 삿포로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맥주 스타일에서는 그리 흥미를 느끼지는 않지만..
'코시히카리 쌀을 넣은 라거는 다를까?' 라는 의문은 생기네요~
향에서는 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코에 전달되는
홉의 꽃과 같은 향기로운 내음이 은은하게 풍겼고,
완전히 깔끔한 자태는 아니었으며 아주 약간 탁한
금색 빛을 뽐내던 '에치고 코시히카리 라거' 였습니다.
탄산감은 맥주 스타일에 걸맞게 청량감이 살아있으며
가볍고 시원하게 마시기에 탁월한 연한 무게감이지만..
그래도 나름 물로 가는 것은 방지하는 질감으로 무장되어 있었습니다.
맛을 보면 확실히 맛의 세기가 자극적이게 강하지는 않으면서
후반부로 갈 수록 여운이 적고 깔끔하게 마무리되기는 합니다.
초반에 맥주를 입에 머금으면 약간의 단 맛이 느껴지던데
카라멜 맥아의 맛은 아닌 듯 싶고..(그러면 색 부터가 담색이 불가)
사용했어도 아주 밝은 톤의 카라멜 맥아(10 ° L )이거나
제가 경험이 없어 감지하지 못하는 코시히카리 쌀의 영향일 수 있겠네요.
더불어 씁쓸하거나 열대 과일 등의 홉의 맛과는 거리가 먼
아름답고 플로랄한 풍미의 홉이 단 맛과 함께 포진하여
맛의 초-중반을 책임지고 있는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 코시히카리 쌀은 잠시 접어두고 얘기하자면
쌀이 들어간 라거에서 이 정도 퀄리티면
개인적으로 上 급이라 생각되었는데,
애당초 맥아 비중을 높일 수 없는 부재료를 써야만하는
태생적 한계의 맥주 스타일에 홉으로 그 단점을 보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맥주가 '에치고의 코시히카리' 였습니다.
그러나 단가에있어 홉이 맥아보다 비싼 재료이기 때문에
'에치고 양조장' 과 같은 소신있는 소규모 양조장이 아니라면
홉 사용량을 더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 사려됩니다.
※ 맥주를 선사해주신 승찬씨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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