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번의 리뷰들을 통해 블로그에서 소개한 일이 있는
일본의 베어드(Baird)양조장 출신의 맥주를 오늘 시음하려하는데,
지금까지는 공교롭게도 베어드 양조장의 맥주들 가운데서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들만 접했었으나
오늘은 색다르게 베어드의 필스너가 주인공입니다.
베어드(Baird)의 맥주 목록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영국/미국식 에일(Ale)맥주들에 해당하는 것들로
현재 홈페이지에 설명된 상시제품들 가운데서는
'누마즈 라거' 라는 맥주가 비엔나 라거에 속하는 것으로
양조장내의 라거로서는 유일한 제품입니다.
오늘의 베어드의 쿨 브리즈 필스(Cool Breeze Pils)는 올해 여름
베어드에서 출시한 여름 계절한정 맥주로서 양조된 것으로
스타일은 보헤미아(체코) 필스너에 해당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베어드(Baird) 양조장의 맥주들 -
Baird Suruga Bay Imperial IPA (베어드 수루가 만 임페리얼 IPA) - 7.8% - 2012.05.26
Baird Teikoku IPA (베어드 테이코쿠 IPA) - 6.5% - 2012.07.18
Beer Advocate.com 과 Ratebeer.com 에 등록된 베어드(Baird)의
맥주 목록을 보면 맥주 가짓수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한정판이나 특별기념 형식으로 나온 맥주들이 대부분으로
베어드의 Taproom 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두 사이트들을 통해 그들이 만드는 에일/라거의 비율을 살펴보면
에일(9)/라거(1)으로 에일맥주가 압도적으로 수가 많은게 확인됩니다.
이 같은 현상은 베어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소규모 양조장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실인데,
이런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하나만 설명해본다면
라거/필스너 계열은 이미 대그룹의 맥주회사들이 대량으로 만들기에
소규모 양조장들 입장에서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경쟁력도 없죠.
예를들어 오늘의 '베어드 쿨 브리즈 필스' 의 일본 내 경쟁자를 꼽으라면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아사히 더 마스터 필스너 같은 제품이 될텐데
맛은 둘째치고 유명도에서나 가격면에서 베어드의 맥주가
이점이 없으니 다른 방향(에일맥주)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겁니다.
이같은 사례는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국내의 7 브로이에서도 볼 수 있는데,
IPA/필스너/스타우트 세종류를 만드는 7 브로이에서
IPA 를 가장 집중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향에서는 꽃과 같이 화사하면서도 약간 꿉꿉한 향기가
강력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피어올랐던 '쿨 브리즈 필스'로
색상은 약간 탁한 금빛 색상을 띄고 있었습니다.
탄산감은 특별히 느껴지지 않아 마시기는 편했으며
무게감과 질감은 분명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준에 달하지만
마냥 연하고 가볍지는 않은 정상적인 필스너들과 같았습니다.
맛에서는 필스너지만 특별히 쓴 맛에서의 특출남은 없었으며,
조금의 맥아적 단 맛이 밑바탕에 깔리면서 그 위로는
향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풍미의 홉의 특징이 드러났는데,
플로랄하면서도 물에 젖은 풀을 씹는 듯한 꿉꿉한 맛이
'쿨 브리즈 필스' 의 맛을 리드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신 뒤 후반부에서 깔끔하게 끝나는 아쉬움은 없었지만..
그 여운이 좀 더 길게 남아 주었다면 좋았을텐데란 미련은 남네요.
맛이 다양한 맥주는 아니었으나 필스너에 사용된
홉의 맛 하나는 확실히 느낄 수 있던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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