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별 맥주들/미국

Green Flash Rayon Vert (그린 플래쉬 레이온 버트) - 7.0%

by 살찐돼지 2013. 10. 11.


2013년은 대한민국에 정말 다양한 맥주들이 소개된 한 해로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올해 수입된 맥주들 가운데


가장 독특했던 맥주를 하나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그린 플래쉬(Green Flash)의 '레이온 버트' 를 고를 겁니다.


프랑스어로 양조장의 명칭인 Green Flash 를 옮겼을 시 나오는

이름이 레이온 버트(Rayon Vert)로서, 그린 플래쉬에서 이르길


우리나라에 역시 수입되는 West Coast IPA 가 자신들의

대표 맥주이기는 하나, 만약 그린 플래쉬가 벨기에에 소재한

양조장이라고 가정한다면 레이온 버트가 대표맥주가 되었을거라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그린 플래쉬(Green Flash)의 맥주 -

Green Flash West Coast IPA (그린 플래쉬 웨스트 코스트 IPA) - 7.2% - 2012.12.31



레이온 버트(Rayon Vert)는 벨지안 페일 에일(Pale Ale)으로서,

당연히 미국-영국의 페일 에일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의,

'페일 에일' 이라는 표현만 공유하는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벨기에의 맥주들이 다른 국가의 맥주들로부터 뚜렷하게 구분되는

결정적인 요인은 효모 특색으로서, 그나마 벨지안 페일 에일이

다른 벨기에 맥주들에 비해서 효모 특징이 약한편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영국-미국의 페일 에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두벨(Dubbel)-쿼드루펠(Quadrupel)보다는 덜 맥아적(Malty)이면서,

블론드-스트롱 골든- 트리펠에 비해서는 맥아적인 성향입니다.


마치 독일의 메르첸(Märzen)처럼 중간에 끼인 맥주 스타일이라

그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사람들의 의견들도 종종 발견되지만..

특별한 거부감이나 엄청난 찬양도 없는 무난한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다만 그린 플래쉬(Green Flash)에서는 벨지안 페일 에일 바탕에

브렛(Brettanomyces) 박테리아로 마무리를 하여 포인트를 주었는데,


국내에도 벨기에의 Traditional Lambic 이나 플랜더스 레드 에일류가

이미 수입되어 유일한 Brettanomyces 가 사용된 맥주는 비록 아니지만..

미국 크래프트 씬에서 시도한 벨기에 스타일 Brett 비어라는 자체가 눈에 띕니다.



탁한 금색에서 구리색을 오가는 듯한 색상을 간직했으며,

거품은 조심히 잔에 부었음에도 넘칠만큼 폭발적으로 올라옵니다.

그러나 오밀조밀한 거품은 아닌 입자가 크고 지속력이 약합니다.


새콤한 오렌지-레몬스러운 과일 향을 맡을 수 있음과 동시에

강한 풀(Grassy)의 향기와 함께, 효모에서 찾아온 듯한

배나 사과스러움, 후추-페놀(Phenol) 등도 느껴졌습니다.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시큼한 향과 더불어서

젖었다가 말려진 가죽 등의 퀴퀴한 향도 포착되었는데,

아무튼 향이 상당히 복잡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질감-무게감이 아닌,

중간 이상은 되어보이는 무게감에 나름 진득함이 있고,


탄산감이 그리 많지 않은 덕에 부드럽게 들이키는게 가능하나

맥주에 탄산감이 없는게 어색한 분들에게는 허전하게 다가올 겁니다.

전체적으로 무게감이나 질감은 부담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개인적으로 괴즈의 밑 바탕이되는 스트레이트 람빅이 떠올려지더군요.


향에서는 새콤하고 싱그러운 효모-홉에서 기인하는 과일 향이 많았지만..

입으로 느낀 맛에서는 코로 느꼈던 것 만큼은 명랑하지 못했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 약간 자리잡혀 있었지만 영향력은 없고

오렌지-레몬-라임과 배-사과 등의 과일 맛 대신에


쓴 맛 자체는 강하지 않지만 풀 뿌리를 씹는 듯한 풍미와

후추를 씹은 듯한 느낌 + 브렛(Brett)의 퀴퀴함 등이

떫으면서 싸함 등으로 긴 여운을 마신 뒤에도 남겨주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일반 취향의 사람들에게 권유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특징으로서, 매니아 층 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독특한 맥주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주 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특별한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생각날 것 같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