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브로이는 독일 바이에른주 북부 프랑켄 지역의
Wunsiedel 이라는 체코 국경과 가까운 쪽에 있으며,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시점이된 교환학생을 가게 된 도시
바이로이트(Bayreuth)와 근거리에 위치한 곳입니다.
랑브로이는 독일 전통 맥주를 다루는 양조장으로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Hell 이라는 문구가 적힌걸로 봐서
일단 독일 헬레스 라거가 기본이 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2.4라는 숫자가 이름에 포함되어있는게 보이는데,
실제 알코올 도수가 2.4%에 해당하는 헬레스 라거입니다.
헬레스라는 스타일에서 통용되는 알코올 도수보다 훨씬 낮지만
독일에서는 이렇게 기존 스타일의 가벼운 버전의 맥주들을 가리켜
라이히트(Leicht)비어로 부르며 영어로는 Light 에 해당합니다.
오늘의 프로젠터 헬은 헬레스의 Leicht 이나
사실 비트부르거 같은 필스너에 적용될 수도 있는 것이고,
에딩거 같은 바이젠(Weizen)에서도 나올 수 있습니다.
독일 양조장이 라이트한 맥주를 만드는 이유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라이트한 맥주를 생산하는 목적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고,
국내에서는 현격하게 도수를 낮춘 Leicht 타입 맥주들이
많이 수입된 편은 아니지만 독일 현지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에서 Leicht 버전의 맥주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맑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탁하지도 않은 금색입니다.
연한 수준의 흰 반죽과 같은 맥아의 고소한 향이 나오고,
풀이나 꽃류의 향도 아주 희미하게 나타나는 편이었습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가벼운 맥주라고 청량함이 엄청나진 않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운 맥주의 가벼운 버전으로 나왔으니
당연히 마시기 편하고 마실때 걸리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거의 없었고 물처럼 깔끔한 편이었으며,
헬레스가 딱히 홉이 강조된 라거가 아니다보니 Light 버전도
홉의 씁쓸함이나 고유 풍미 등을 마주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쓴맛이나 홉맛이 없다보니 뒤에 남는 맛은 흰 빵이라던가
하얀 반죽류와 같은 고소한 맛인데 이마저도 은은한 편으로,
맛이라는 편에서 딱히 적을만한 요소는 없었던 타입이었습니다.
풍미보다는 가볍고 깔끔한 기능적인 측면으로 마실 법한 맥주로,
오늘 시음기는 알코올 섭취하지 않은 것 같은 가뿐함으로 마무리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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