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벨(Dubbel)이라는 맥주 스타일은 벨기에의
수도원 or 수도원 계통 맥주를 만드는 곳들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양조하는 갈색 빛의 맥주입니다.
전통적으로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나오는 향긋함과
갈색을 자아내는 맥아의 단 맛 + 효모 발효 단 맛 등이
결합하여 날카로움보다는 부드럽게 달작지근함이 특징입니다.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인 레프트 헨드(Left Hand)에서는
벨기에 두벨(Dubbel)스타일 맥주를 조금 독특하게 취급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레프트 핸드(Left Hand) 양조장의 맥주들 -
Left Hand Milk Stout (레프트 핸드 밀크 스타우트) - 6.0% - 2013.09.08
Left Hand 400 Pound Monkey (레프트 핸드 400 파운드 몽키) - 7.0% - 2014.02.09
질소(Nitrogen)가 맥주에 섞이면 이산화탄소와 달리
매우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을 선사해줍니다.
가장 유명한 질소 서빙 제품이 '기네스 드래프트' 로
보통 질소와 관련된 맥주들은 기네스를 위시한 스타우트나
포터와 같은 어두운 색상의 맥아 친화적 맥주가 많았습니다.
두벨(Dubbel)스타일은 보통 병 안에 일정량의 효모가 들어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Bottle Fermentation 을 가져가기 때문에,
종종 실온에 오래 묵힌 제품에서는 강한 탄산감마저 나옵니다.
따라서 질소 서빙과는 완전 반대의 방식이라 엮일일이 없었지만
어쩌면 맥주 풍미 특성만 놓고 보면 스타우트나 포터와 같이
질소로 서빙시 상당히 잘 어울릴 수도 있는 스타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Nitrogen Dubbel 이라는 개념을 들었을 때,
그렇게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다가오지는 않았고
'오히려 나름 어울리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위 버전인 Quadrupel Nitro 는 어떨지도 그려봅니다.
뭐, 이런 제품에 비한다면 정말 알맞은 조합일겁니다.
어두운 적갈색의 외관을 드러내었습니다.
건자두, 프룬, 자두 등의 검붉은 과일과 함께
블랙커런트 풍선껌같은 새콤한 향도 살짝 있습니다.
알싸한 정향 같은 향도 어느정도 존재하였습니다.
질소와 연관되었기에 바삭하게 터지는 탄산감은 없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온순하고 부드럽고 매끄럽습니다.
무게감이 딱히 무겁진 않고 중간 수준 정도라 봅니다.
맥아의 단 맛은 과일 케이크나 카라멜 등으로 나왔고
마시다보면 약간의 검은 맥아의 로스티함도 느껴집니다.
붉은 과일과 알싸한 정향류의 맛도 나와주지만
질소에 일정부분 묻어간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뭔가 입 안을 화하게 만들어주는 지속력이 짧네요.
뒷 맛은 살짝 쓰고 떫은 감이 나와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나무 조각을 씹은 기분이 듭니다.
스스로 맥주 스타일을 가리지는 않지만
굳이 선호하지 않는 타입을 꼽으라면
Nitrogen Beer 들인데, 컨셉이 어색하거나
맛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일반 Dubbel 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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