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래프트 맥주계에서 배럴 에이징(Barrel Aging)은
이제는 매우 흔해진 기법이라 더 이상 놀랍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매우 획기적인 방식이었고
Goose Island 의 '이 제품' 은 기념비적인 맥주로 인식됩니다.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의 파라볼라(Parabola)도
미국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버번배럴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꼽는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큼 높은 인지도의 맥주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 양조장의 맥주들 -
Firestone Walker Union Jack IPA (파이어스톤 워커 유니언 잭 IPA) - 7.5% - 2013.05.09
Firestone Walker Double Jack IPA (파이어스톤 워커 더블 잭 IPA) - 9.5% - 2013.06.16
Firestone Walker Double Barrel Ale (파이어스톤 워커 더블 배럴 에일) - 5.0% - 2015.11.13
Firestone Walker Easy Jack (파이어스톤 워커 이지 잭) - 4.5% -2015.12.29
Firestone Walker Wookey Jack (파이어스톤 워커 우키 잭) - 8.3% - 2016.06.05
Firestone Walker Pivo (파이어스톤 워커 피보) - 5.3% - 2016.09.10
Firestone Walker Pale 31(파이어스톤 워커 페일 31) - 4.9% - 2016.12.05
Firestone Walker Luponic Distortion No. 005 (파이어스톤 워커 루포닉 디스토션 005) - 5.9% - 2017.07.29
Firestone Walker Helldorado (파이어스톤 워커 헬도라도) - 12.8% - 2018.08.21
Firestone Walker Velvet Merkin (파이어스톤 워커 벨벳 머킨) - 8.5% - 2018.10.27
개인적으로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 양조장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제품이 Parabola 입니다.
모임 등을 통해 여러 번 마셔본 제품이나 정식으로
혼자 Parabola 를 블로그를 위해 마시니 기분이 남다르네요.
전면 라벨을 보면 맥주에 관한 대략적인 스펙이 나오는데,
효모는 하우스 컬처링 영국 에일 효모를 사용했으며
쓴 맛 수치인 IBU 는 42, 발효 전 초기 당도 O.G 는 31 플라토,
발효 후 재는 종료 당도는 10.5 플라토(P)로 기록됩니다.
(보통 알콜도수 4도 초반 맥주의 초기 당도가 10.5 P 인데,
파라볼라는 종료 당도가 10.5 p 이니 꽤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매우 진득하고 깊고 씹히는(Chewy) 질감 또한
나올 것이라고 홈페이지에 설명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귀리까지 들어갔으니 그런 성향이 더 짙겠군요.
오늘은 12.7% 알콜도수의 Parabola 를 오랜만에 마시며
조금 일찍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을린 갈색 거품이 얕게 드리워집니다.
색상은 부정할 수 없는 검은색을 띕니다.
카라멜, 초컬릿, 커피는 기본에 약간의 코코넛과
토스트, 바닐라, 당밀, 감초도 약간 있으며,
떫은 나무 향이나 알콜은 잘 가려진 편입니다.
단 느낌이 강하지만 호감가는 향들로 구성되었네요.
탄산감은 거의 없으니 무시해도 좋은 수준입니다.
잔에 따를 때부터 느껴졌는데, 쭉 늘어져서
육중하게 잔에 맥주가 담기는 양상이었습니다.
매우 찰지고 진득하며 Chewy 라는 영어 단어가
와 닿을정도로 점도가 높고 무게감도 상당합니다.
기대했던 것 만큼이나 단 맛도 충분히 나와줍니다.
초컬릿, 당밀, 바닐라, 카라멜 맛 등이 응축되었으며
의외라면 의외인데 임페리얼 스타우트임에도 불구하고
버번 배럴의 향미나 단 맛 등에 검은 맥아가 자리를 내줘
탄 맛이나 스모키, 에스프레소 같은 맛은 적은 편입니다.
나름 후반부에 입 맛을 다시면 흑맥아의 맛이 나오는 정도네요.
단 맛과는 별개로 배럴에서 묵은 흔적인 나무 맛이나
12.7% 라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서 나오는 알코올 맛은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는지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주된 맛들에 익숙해지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끝 맛은 쓴 맛 보다는 화한 술 맛이 조금 등장하는 편이네요.
F.G 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단 맛이 입에 끈덕지게 남지 않고
의외로 담백하게(Dry) 맛은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맥주들이 있는데,
이 제품은 그런 상황에서도 예외가 될 만큼 F.G 가 높기에
Full Full Body 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시도해보면 좋을겁니다.
예전에 마셨을 때는 알콜 느낌이 그리 세지 않았었는데,
피곤한 몸 컨디션 때문인지 오늘은 술 맛이 조금 나네요.
그것과 별개로 퀄리티 자체는 꽤 훌륭한 맥주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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