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저는 독일에 머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독일에서 정~말 마이너한 맥주를 마시지 못하면,
훗날 한국에 돌아갔을 때 굉장히 후회할 것이다'
2013년 맥주 시음기들을 다시 살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이유로 고고학적인 맥주나 독일에서도 비주류
맥주들을 일부러 찾아서 시음기를 올리고는 했는데,
그 때 제가 가장 많이 시음했던 맥주들은
켈러비어(Kellerbier)라는 스타일에 많았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라이카임(Leikeim) 양조장의 맥주들 -
Leikeim(라이카임) Premium Pils - 4.9% - 2009.06.24
Leikeim Landbier(라이카임 란트비어) - 5.4% - 2009.07.10
Leikeim Schwarzes (라이카임 슈바르츠:검은) - 4.9% - 2009.07.17
Leikeim Steinbier (라이카임 슈타인비어) - 5.8% - 2013.01.18
Leikeim Steinweisse (라이카임 슈타인바이세) - 5.5% - 2013.06.05
국내에서 판매되는 켈러비어나 비슷한 츠비클(Zwickl)계 맥주들로는
카이저돔 양조장의 켈러비어나 예거의 츠비클 정도인데,
예거는 오스트리아의 대중 맥주 양조장에서 나오는 제품이라
켈러비어의 원산인 프랑켄(프랑코니아) 출신은 아니며,
카이저돔은 프랑켄 출신은 맞지만 용량이 1L 라
자주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건 사실입니다.
최근 집더하기 마트에서 2,000 원대에 라이카임의
500ml 용량의 켈러비어가 팔리는 것을 보고
오랜만에 '와 신기한 광경이군' 이란 느낌을 받았는데,
같이 들어온 라이카임 필스너는 다른 독일산 제품들만 추려도
워낙 경쟁(필스너)자가 많아 큰 메리트가 없지만
라이카임의 켈러비어는 국내에서 상당히 독보적인 입지의 제품이니
가능하다면 카이저돔 켈러비어와 비교하면서 시음하는걸 추천합니다.
이 제품도 효모가 캔 밑에 침전되어 있기에
잔에 따를 때 흔들어서 잔여 효모를 넣는게 필요합니다.
외관은 탁하며 짙은 금색, 오렌지색에 가깝습니다.
구운 곡물 계열의 향이 먼저 포착되며,
홉에서 나온거라 보는 꽃, 풀내도 있었습니다.
켈러비어 특성상 효모 쪽에서 나올 수 있는
석회수나 은근한 비누 등은 곡물에 가려진 듯 합니다.
탄산감은 살짝 무딘 편이라 청량함과는 무관하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낮은 도수에 비해 안정감있습니다.
맛에서는 향과 마찬가지로 구운 곡물, 곡물 빵 쪽이
고소하고 살짝 텁텁하게 남는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전혀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효모에서 나온 흔적인
미약한 단 과일 맛과 희미한 버터 느낌도 존재합니다.
쓴 맛은 없고 입 맛을 다시면 고소한 맛이 튀어 나오는데,
색상이 짙은 켈러비어라 맥아적인 성향이 좀 더 강했고
효모나 밝은 켈러비어에서 보이는 독일 홉의 느낌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았다는게 개인적인 평입니다.
오늘 시음은 오랜만에 켈러비어를 마신 것에서
비싼 맥주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새로움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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