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천국 벨기에에 있다보니, 한정된 시간에 어떤 맥주를 블로그에 소개할지도
저에게는 요즘 가장 큰 행복한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마레드수 10 (Maredsous 10)가 맥주상점에 쌓여있는
엄청난 가짓수의 맥주들중에서 살인적인 경쟁률(?)을 뚫고
제 선택을 받은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최근 이틀동안 와인같은 맥주를 마신것 때문인지.. 정통맥주에 대한 열망이 생겼고,
더 중요했던 요인으론, 맥주가게에서 30%할인행사 하더군요. 750ml 를 3유로밖에 안주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맥주상점이 한국에서도 유명한 듀벨(Duvel)의 소속양조장인
Moorgat 양조장의 맥주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었기에 이와같은 할인을 누릴수 있었죠.
- Moorgat 양조장의 다른 맥주 -
Duvel (두블:듀벨) - 8.5% - 2010.02.08
Moorgat 양조장은 벨기에에서는 상당히 규모가 큰 양조장이자,
굵직한 이름의 맥주들을 양조하거나, 인수를 하여 목록에 포함시켰는데,
듀벨(Duvel)을 비롯하여, Vedett 라는 벨기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밀맥주,
작은 난장이 할아버지가 인상적인 '쇼페(Chouffe)' 시리즈 맥주들,
그리고 미국의 옴메강(Ommegang)등을 소유하고 있죠.
오늘의 '마레드수(Maredsous)'는 1963년 Moorgat 양조장이
벨기에 중부 나뮈르(Namur)근처에 위치한 베네딕트수도원
마레드수 수도원으로 부터 양조허가를 얻어낸
애비(Abbey)맥주로, 총 3가지 종류의 맥주가 '마레드수' 에 있습니다.
로쉐포르트(Rochefort)와 동일한 분류인 6,8,10 의 숫자로 구분했으며,
마찬가지로 숫자가 클수록 도수가 높아지는것도 똑같습니다.
Moorgat 가 세속의 양조장이기에 로쉐포르트처럼
트라피스트(Trappist)로 인정받을 수는 없으며,
트라피스트 수도회가 아닌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원 출신이기 때문에
아마 상업성과 무관했더라도 트라피스트 맥주로 불렸을까 의문입니다.
아마 '베네디스트' 라는 다른 이름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지금 묵고있는 호스텔의 직원에게 맥주좀 마시게
베스트말레(Westmalle) 전용잔좀 빌릴 수 있냐고 물으니
가지라고 주네요.. 어차피 못가져가긴 하지만.. 그 쿨함에 놀랐습니다.
마레드수 10 은 이미 밝혔다싶이 그들중에선 가장 강한 제품의 맥주(10%)이며,
벨기에에일 분류상 트리펠(Trippel)으로 불리는 에일입니다.
같은집 식구인 듀벨(Duvel)과는 벨지안 스트롱 에일로 불려,
색상은 서로 같지만.. 맛이나 풍미에선 좀 차이를 보이죠.
거품에선 마레드수10 가 듀벨보단 한수 위며, 전체적인 풍미에서도 마레드수가
더 묵직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선사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레드수에서도 듀벨과 같은 약간의 달달함과 과일의 상큼한 맛이 느껴졌으며,
쓴 맛, 알코올 맛등의 다른맛들은 특별히 접할 수 없었습니다.
맛이 자극적이지도, 무미건조하지 않았다고 여겨졌습니다.
초중반의 맛은 꽤나 인상적이지만, 후반부로갈수록 맛의 강도가 쇠약해져
끝이 약간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하지만, 맛 보다는 부드러운 풍미, 조금만 병을 흔든후에 따르면 생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거품등이 마레드수 10을 만족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올곧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마레드수였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