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마운틴 컬쳐(Mountain Culture) 양조장은
부부가 운영하는 양조장으로 남편인 DJ 는 미국 출신으로,
홈브루잉이 계기가 되어 더 맥주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현장에 뛰어들어 Oscar Blues 양조장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호주로 건너와 시드니의 양조장에서 일하는 중에 아내를 만나
2019년에 그들의 양조장을 차리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가졌습니다.
아내는 맥주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에 탁월하여
설립된지 5년도 안된 양조장이 어느새 호주를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맥주 맛만 좋아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마운틴 컬쳐(Mountain Culture) 양조장의 맥주 -
Mountain Culture Back To Cali (마운틴 컬쳐 백 투 캘리) - 7.6% - 2023.04.07
2008년부터 호주에서는 GAB Hottest 100 이라는 투표가 있고,
호주 내 수제맥주 양조장의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투표입니다.
2024년에는 양조장은 436곳이 참여했으며, 약 60,000여명의 수제맥주 애호가들이
300,000 표를 행사했고,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를 5 개를 고르는 형식입니다.
참고로 작년(2024)의 성과에 대한 올해 투표는 지난 일요일에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GAB Hottest 100 을 소개한 이유는 오늘 시음하는
Mountain Culture Status Quo Pale Ale 가 22년과 23년 투표에서
포디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호주의 스타급 수제맥주 양조장이 되었는데,
물론, 맛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팬덤 구축 등등의
양조업 이외의 성과가 분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봅니다.
아무튼 오늘 시음할 Mountain Culture Status Quo Pale Ale 는
New England Pale Ale 스타일로 소개되는 요즘 트렌드의 제품입니다.
Hazy 라고도 불리는 NE Pale Ale 답게 뿌옇고 탁하며
효모가 떠있는게 보이는, 밝은 금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홉에서 기인하는 파파야, 패션푸르츠, 리치 등의 향에
효모가 만들어낸 것으로 예상되는 NE 효모 발효향인
단과일 향도 살짝 깔리면서 쥬스와 같은 향을 선사합니다.
탄산기는 보통보다 살짝 높은 편으로 은근 청량하고,
탄산기 덕분인지 미끌미끌하고 유들한 New England 계열에서
보다 더 가볍고 산뜻함을 추구하는 맥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아에서 나오는 단맛은 거의 없이 하얀 도화지와 같은 바탕에,
홉에서 나오는 맛들은 향에서도 언급했던 열대과일이 강하고,
홉의 쓴맛은 그리 두드러지는 맥주는 아니었지만 아예 없진 않습니다.
그 은근한 씁쓸함 덕분인지 홉이 효모의 발효 단맛과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쥬스와 같은 캐릭터를 낸다해도 달아서 물리는 타입은 아니게 되었네요.
그러면서도 경쾌하고 깔끔하게 끝은 마무리되는 편이었기에
New England 쪽의 단점인 여러잔 마시는 물린다는 지적도
Status Quo Pale Ale 는 말끔히 피해가는 성격이라 보았기에
펍(Pub)에서 여러 잔 마시기에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은 맥주 한 캔 마시는게 살짝 부담스러웠던 날인데,
Status Quo Pale Ale 가 마침 오늘 차례여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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