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관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네더게이트(Nethergate)' 브루어리는
영국 동남부 Suffolk 지역에 위치한 양조장입니다.
1986년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곳으로,
초창기에는 영국에서 가장 흔한 스타일의 에일인 비터(Bitter)만 생산하다,
점점 범위를 넓혀 포터(Porter), 인디안 페일 에일(IPA),
그리고 영국에일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재료인
코리앤더(coriander:고수)를 사용한 에일도 만드는 양조장입니다.
그 재료의 희귀성때문인지 영국내 맥주 대회에서
'스페셜 스타일'맥주 부문에서 종종 상을 수상하였더군요 ~
오늘 다루어질 맥주는 코리엔더 에일이 아닌,
영국식 흑맥주 '포터(Porter)'인
'Old Growler (올드 그라울러)'란 제품입니다.
그라울러의 뜻을 찾아보니 '잔소리 꾼' 이었고,
올드가 붙으니 오랜 잔소리꾼이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잔소리 꾼 이외에도 으르렁거리는 짐승이란 뜻도 있던데,
라벨에 그려진 성격 나빠보이는 불독이랑 왠지 어울려 보였습니다.
브루어리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은 옛날의 제조법과
그 때 사용되어지던 전통적인 재료들에 관심이 많다하며,
'오랜 잔소리꾼' 역시도 그에 걸맞게 1750년대
Suffolk 지역일대에서 소비되던 포터맥주에 근간을 삼아 만든거라 합니다.
수상경력은 소박한 편이고, 영국에서 널리 이름난 맥주는 아니지만
나름 브루어리를 대표하며, 특히 양조장 근동에선 널리 유통되는 지역맥주입니다.
'잔소리 꾼' 이라는 이름과, 독해보이는 불독이 있어
어딘가 모르게 맛에서도 튀지 않을까 짐작해 보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순하고, 조금은 심심했던 포터였습니다.
영국의 다른브루어리들에서 만들어 지는 포터들중에서
200~300년 전의 포터를 답습했다고하는 제품들은
대게 7%를 상회하고 있는데, '오래된 잔소리 꾼' 포터는
낮다고는 볼 수 없지만 높은수준은 아닌 5.5%에 그쳤습니다.
사실 알콜도수 수치는 중요한게 아니고 맛과 풍미가 중요한데,
부드러운 풍미를 가지고 있으나, 무겁지는 않으며..
포터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씁쓸함과 탄맛이 매우 적었으며,
그 대신 포터같은 흑맥주에서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홉(Hop)의 맛이 중후반부터 희미하게(탄맛이 있었으면 느끼지도 못했을..) 전해져
원하는 것과는 매우 달랐던 이질적인 느낌의 포터(Porter)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포터를 선택하는 것은, 포터에 기대하는 맛이 있기에 고르는 것인데,
엉뚱한 맛과 향, 느낌이 출현하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네요.
포터라기 보다는 골든에일(Golden Ale)에 가까웠던 에일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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