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람빅(Lambic) 맥주가 국내에 수입되는 추세가
린데만스(Lindemans)와 생 루이(St.Louis) 이후로 뜸했으나,
요근래 벨기에 브뤼셀 근교 Beersel 이라는 작은 마을 출신의
Oud Beersel 의 람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은 가당(Sweet) 람빅들과 함께
원초적인 맛의 전통(Traditional) 람빅들이 왔다는 것이죠.
Oude Gueze 와 Oude Kriek 이 전통 람빅쪽에 속하며
오늘 시음하는 Framboise 는 가당 람빅쪽에 가까워보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오드 비어셀(Oud Beersel)의 람빅들 -
Oud Beersel Oude Geuze (오우트 비어젤 오우테 귀즈) - 6.0% - 2010.10.30
Oud Beersel Oude Kriek (우트 비어셀 우테 크릭) - 6.5% - 2013.07.25
프람브와즈(Framboise)는 라즈베리가 들어간 람빅 맥주들로
라즈베리 뿐만 아니라 약간의 Sour 체리도 일정량 들어갔습니다.
가당된 Sweet 람빅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Oud Beersel 의
홈페이지나 라벨 뒷면에 적힌 영문 성분 표기 등을 참고하면
설탕이나 주스 등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발견 가능합니다.
국내 판매를 위한 제품 표기 딱지에는 체리,라즈베리 주스라고 나왔으나
전반적인 상황들과 RB 나 BA 의 시음평들을 보면 Too Sweet 와
같은 단어들이 많이 언급되지 않는 점들을 참작하면,
Oud Beersel Framboise 은 단 맛과는 매우 거리가 먼 원초적인
Traditional 람빅과 가당(Sweet) 람빅의 중간점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색상은 붉습니다. 엠버(Amber)에일류에서 목격할 수 있는
붉은 류하는 다른 양상인 라즈베리의 붉은색이 납니다.
잔에 따를 때 발생하는 거품은 매우 얇고 길가 가긴 합니다만
람빅(Lambic)이라는 스타일에서 거품은 의미없어 보입니다.
코를 가져다대면 처음에는 다소 상쾌하다가도
단 내와 함께 이내 온화하고 마일드한 라즈베리 향이 납니다.
코가 찌릿해질 정도로 신 내가 강하지는 않았으며
향을 계속 맡으면 코에 무리가 가지 않는 향수같은 느낌도 듭니다.
탄산은 그럭저럭 있는지 확인되는 정도로 분포했고
입에 닿는 질감과 무게감은 살짝 안정감이 있으나
그래도 마시기 매우 수월한 특성을 보유했습니다.
가당 람빅(Sweet)처럼 맥주 자체가 주스나 시럽처럼
완전한 단 맛 위주인 것과는 Oud Beersel 은 거리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담백(Dry)한 성향이 느껴졌으며,
그 때문인지 향에서는 가늠하기 어려웠었던
오크(Oak) 나무의 특징들이 은근히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가장 주 된 맛은 라즈베리나 체리 등의 맛이었으나
많이 중화되고 약화된 신 맛과 함께 날리는 듯이 등장했습니다.
마시고 난뒤 입 맛을 다시면 밀(Wheat)과 유사한
고소한 곡물 맛이 잔존하는 맛을 남아주었던게 좋았습니다.
람빅(Lambic)이라는 '시거나 혹은 달거나' 라는 극단적인
맛의 포지션에서 Oud Beersel Framboise 라는 제품은
Mild Lambic 이라는 합의점을 도출해내었다고 생각됩니다.
편하고 물리지 않는 람빅을 원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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