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리덴부르거(리덴버거) 양조장 맥주 시리즈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Ancient Grain 쪽에 흥미로운 제품들이 많습니다.
약 7년전에 시음기를 올렸던 엠머비어도 여기 소속이며,
오늘 시음하는 Einkorn Edelbier 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인코른(Einkorn)은 고대부터 인류가 재배하기 시작한
밀의 한 종류로 야생밀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리덴부르거(Riedenburger)의 맥주들 -
Riedenburger Emmerbier (리덴부르거 엠머비어) - 5.1% - 2013.04.02
Riedenburger Dolden Sud IPA (리덴부르거 돌덴 주드 IPA) - 6.5% - 2019.10.28
맥아화하는 현대의 밀 품종과는 다르게 겉껍질이 존재하지만
맥아화하기 어려운 품종이라 맥주제조에 잘 안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극소수의 양조장들에서 Einkorn 과 같은 고대 곡물로
맥주를 만드는데, Ratebeer 에서 Tag 검색을 Einkorn 으로 해도
검색결과로 나오는 맥주가 17 개에 이르는 정도입니다.
그 17개 중 하나가 독일 리덴부르거(Riedenburger)라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시리즈라는 이유가 됩니다.
Einkorn 으로 맥주를 만들었을 시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마일드한 바닐라와 같은 맛과 거품 향상이라 알려집니다.
오늘 시음하는 제품은 Einkorn 맥아와 보리 맥아를 섞었는데,
기본 스타일이 라거 맥주인지 밀맥주인지는 정보가 없습니다.
직접 마셔본 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맑은 편은 아니나 뿌옇다고 보기도 어려운 금색입니다.
일단 정향이나 노골적인 바나나 향 등이 안 나는걸 볼 때,
바이젠은 아닌 것 같고 Einkorn 과 보리가 섞인걸로 보입니다.
식빵의 속 하얀 부분의 같은 고소함, 다듬어지지 않은 곡물향에
바닐라스러움도 있으면서 미세한 레몬과 같은 시큼함이 있습니다.
레몬 캔디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홉의 영향도 조금 있어보입니다.
누룽지마냥 구수하지도 않고 구운 빵 처럼 고소함도 없지만
어두운색의 독일 켈러비어에서 나오는 맥아 향과 비슷했으며
블로그하면서 생소한 향이 참 오랜만이라 쓰면서 좀 어렵네요.
탄산감은 무난해서 청량하지도 않지만 무디지도 않습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5.0% 도수의 맥주 치고는 안정감있고
살짝 매끄러운 성질로 마시는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습니다.
밝은 맥아에서 나오는 맥즙과 같은 단 맛은 없었고
맥아적인 단 맛은 소량의 꿀이나 시럽 같은 양상입니다.
출신이 어딘지 정확히 파악은 안 되지만 홉 맛이라 생각되는
살짝 시큼한 허브나 레몬과 같은 맛이 쓴 맛 없이 나오고,
그래험 쿠키처럼 잘 바스러지는 재질로 구성된
쿠키들에서 나오는 고소함과 텁텁함이 있습니다.
끝 맛이 참 오묘한데,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
어느정도 맛이 사라지고 입 맛을 다셨을 때 나는 잔 맛 처럼
그런 바닐라 느낌이 고소한 곡물류와 겹쳐져셔 나왔습니다.
맥주의 맛 자체만 놓고 보면 상당히 온순하고 평온하며
자극이 거의 없다시피한데, 저 조차도 낯선 맛이 살짝 있는
저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맥주를 발견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사실 Einkorn Beer 를 IPA 마냥 상업용 맥주 샘플이
100-200개 존재하는게 아니라 미각이 적응하긴 어렵겠으나
추후에 다른 브랜드 Einkorn 제품을 시음하게 된다면 유일하게 마셔본
오늘의 Riedenburger 맥주를 기준점 삼아 평가하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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