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블로그를 15년쯤 하다보면 이따금씩
어떤 양조장의 가장 유명한 제품의 시음기를
계속 미루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중에 하나인
토플링 골리앗(Toppling Goliath)을 대표하는 맥주라면
많은 사람들이 오늘의 수도수(Pseudo Sue)를 꼽을텐데,
농심 라면으로 따지면 신라면과 같은 포지션이 될 겁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토플링 골리앗(Toppling Goliath) 양조장의 맥주들 -
Toppling Goliath Tsunami (토플링 골리앗 쓰나미) - 5.0% - 2017.12.04
Toppling Goliath Hopsmack! (토플링 골리앗 홉스맥!) - 8.0% - 2018.03.25
Toppling Goliath Golden Nugget (토플링 골리앗 골든 너겟) - 6.8% - 2018.05.22
Toppling Goliath Pompeii (토플링 골리앗 폼페이) - 6.2% - 2019.07.08
Toppling Goliath King Sue (토플링 골리앗 킹 수) - 7.8% - 2020.01.25
Toppling Goliath Twisted Galaxy (토플링 골리앗 트위스티드 갤럭시) - 8.0% - 2020.03.18
Toppling Goliath Dorothy's New World Lager (토플링 골리앗 도로시 뉴 월드 라거) - 5.5% - 2020.07.20
Toppling Goliath Hot Dog Time Machine (토플링 골리앗 핫도그 타임 머신) - 7.8% - 2021.09.08
나름 5-6년 전부터 국내에 정식 수입되어온 맥주로
스타일은 아메리칸 페일 에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홉이라 할 수 있는
시트라(Citra) 홉만 단독으로 사용한 싱글 홉 페일 에일로,
자몽, 패션푸르츠 등등의 열대과일 맛을 느낄 수 있는
밝고 새콤한 톤을 가진 명작 페일 에일로 평가받습니다.
정기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이다보니
언제든 시음기를 올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에,
같이 들어온 한정판 맥주들의 시음기를 먼저 올리다가
정작 수도수(Pseudo Sue)의 시음기가 늦게 되었네요.
맥주 색상에서 가장 밝은 톤인 탁한 레몬색입니다.
향에서는 망고, 자몽, 패션푸르츠 등등의
시트라(Citra)홉이 만들어내는 열대과일 향이 있고,
상당히 깔끔하면서 새콤하게 홉의 향을 뽑아냈습니다.
탄산기는 보통 수준으로 특별히 많지도 적지도 않고
아메리칸 페일 에일답게 질감-무게감은 가볍습니다.
펍(Pub)에서 여러 잔 마시기에 무리없는 성질입니다.
맥주 원재료로 만들어낼 수 있는 맥주 색상에서
가장 밝은 색을 띈다는 것은 맥아에 있어서
그리 힘을 준 맥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그로 인해 특별히 맥아적인 단 맛이 느껴지지 않는
하얀 도화지와 같은 바탕을 만들어낸 상태입니다.
따라서 시트라(Citra) 홉의 독무대가 시작되는데,
향에서도 언급한 패션푸르츠, 자몽, 파인애플 등등의
후르츠 칵테일과 같은 새콤함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고,
홉의 새콤함이 효모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과일 단맛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새콤달콤한 풍미를 더 완성시킵니다.
고전적인 아메리칸 페일에일이 아닌 West Coast 시대에서
Hazy 시대로 넘어가는 단계의 아메리칸 페일 에일의 맛과,
시트라(Citra)홉의 캐릭터를 여실히 보여주는 매력적인 맥주로,
크래프트 맥주 매니아에게는 꼭 거쳐가야할 맥주라고 생각되며,
더불어 취미로 맥주를 만드는 홈브루어들에게도
시트라 홉의 파워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맥주이기에
여러모로 마셔볼 가치가 충분한 좋은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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