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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Hair of the Dog Doggie Claws (헤어 오브 더 독 도기 크로즈) - 11.5%

by 살찐돼지 2023. 8. 9.

 

'개 발톱' 이라는 이름을 가진 Doggie Claws 는

미국의 Hair of the Dog 양조장에서 만든 제품으로,

 

맥주 스타일은 발리 와인(Barley Wine) 에 속합니다.

2021년 만들어져 병입되었으며 2년 숙성된 제품으로,

 

현재는 Hair of the Dog 양조장이 문을 닫은 상태라

마시지 않고 보관해두면 더 가치가 생길 것 같지만

그래도 마셔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시음기를 남깁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Hair of the Dog 의 맥주 -

Hair of the Dog Fred from the Wood (헤어 오브 더 독 프레드 프럼 더 우드) - 10.0% - 2015.04.17

Hair of the Dog Adam (헤어 오브 더 독 아담) - 10.0% - 2022.09.20

 

 

발리 와인(Barley Wine)은 본래 영국에서 만들어진 맥주로,

와인에 필적하는 알코올 도수를 가진 높은 도수의 맥주입니다.

 

금색 라거 맥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와 상반되는 캐릭터의

맥주들은 설 자리를 잃어갔으며, 발리 와인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이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1980년대 이후 새롭게 생겨나면서

옛날 영국에 존재하던 발리 와인을 미국 양조장들이 건드린결과

현재는 재해석된 American Barley Wine 이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Hair of the Dog  양조장에서는 West Coast 스타일의

발리 와인을 만들었다고 공표했는데, 발리 와인의 가장 주된 요소인

맥아적인 풍미는 유지한채 Herbal 풍미 홉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군요.

 

설명만 놓고 보았을 때 비슷한 부류의 맥주을 예상해보자면

시에라 네바다 빅풋이나 스톤 올드 가디언 등등이 될 것 같군요.

 

 

색상은 갈색에서 마호가니 색상에 가깝게 보였습니다.

 

병입된지 2년이 지났지만 강렬한 홉의 향이 감지되는데,

고전적인 미국 홉에서 나오는 풀내와 솔내, 약간의 감귤 등등

어찌보면 옛날식 Double IPA 에서 접할 법한 향이 나왔고,

 

발리 와인 스타일인 만큼 응당 나와주어야 할 캐릭터인

카라멜이나 약간의 당밀, 그리고 나무 내음도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많지 않고 무던하게 마실 수 있는 성질이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11.2% 알코올이지만 무겁지 않고,

중간 수준의 바디감을 보입니다. 발효 종료 비중이 낮은

Double IPA 의 점성-무게감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West Coast 스타일의 발리 와인이라는 부분이

어떤 면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마셔보니 알겠는데,

 

분명 맥아(Malt)의 힘을 강조하는 발리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맥주를 만들기위해 사용하는 맥아가 자연스레 만들어내는

진한 단맛은 그런 경향과 뉘앙스만 남기고 심히 달큰하게 오진 않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이 11.2% 라는 알코올 도수에 비해서 낮은 것도 연결되는데,

약간의 졸여진 카라멜, 붉은 과일, 감초와 같은 맛을 나왔다가 금방 사라집니다.

 

아무래도 해당 단맛은 2년간 병에서 컨디셔닝을 거치며 생긴 결과 같기도 하며,

덕분에 맛에서는 약간의 씁쓸한 풀맛과 에이징의 결과인 나무 맛 약간과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효모 사멸의 맛인 고무 등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직접적인 알코올의 풍미는 느끼지는 못했지만 점점 얼굴이

빨개지면서 반응하는 것을 볼 때, 발리 와인의 진면모를 보여주었으며

 

아무튼 살짝 거슬리던 맛에 적응해가면서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점점 감미로운 부분들을 더 발견하게 되는 매력적인 맥주였습니다.

 

한동안 맥주를 마시는게, 특히 고도수를 마시는게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Doggie Claws 를 마시니 왜 회피해 왔는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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