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부재료를 활용해서 만든
디저트 컨셉의 맥주들은 여전히 많은 인기를 구가하는 중으로,
티라미수, 브라우니, 크림 브륄레, 치즈 케이크 등등과 같이
스모어(S'more) 또한 디저트 맥주의 대상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스모어는 그레이엄 크래커와 같은 담백한 곡물 비스킷 사이에
마쉬멜로우와 초콜릿을 끼워 녹여먹는 캠프파이어 간식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볼트 시티(Vault City)의 맥주들 -
Vault City Blueberry Pumpkin Spice Latte (볼트 시티 블루베리 펌킨 스파이스 라떼) - 8.8% - 2021.06.26
Vault City Tropical Sour (볼트 시티 트로피컬 사워) - 7.2% - 2021.08.31
마시멜로우와 초콜릿의 존재때문인지 스모어(S'more)는
스타우트나 포터와 같은 검은 맥주류에 많이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볼트 시티가 만든 Shake S'more 를 처음 봤을 때,
이 또한 스타우트 기반의 스모어 맥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Sour 라는 표기와 Shake 라는 단어, 이후 설명을 찾아보니
블루베리-허니베리 셰이크에 마시멜로우, 메이플시럽을 첨가했더군요.
스테레오 타입의 스모어 컨셉 맥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Shake-스무디 프룻 사워 + 스모어의 조합인 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탁한 라즈베리의 색상을 띄는게 부재료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보고,
향에서는 메이플시럽의 단내, 마시멜로우의 달콤함, 블루베리류의 새콤함,
고소한 비스킷과 같은 향이 나서 맥주가 아닌 베이커리 디저트 같습니다.
탄산기는 적고 무딘 편이며 질감이나 무게감도 진득하고 매끄러운데,
톡 쏘는 듯한 느낌보다는 셰이크와 같은 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맛과 신맛이 함께 올라오는 맥주(?)였습니다.
신맛은 레몬즙이나 사워캔디를 먹은 것 처럼 도드라졌고,
단맛은 향에서도 언급한 메이플시럽, 마시멜로우, 초콜릿 등등으로
단맛과 신맛이 뚜렷하게 자기주장을 해서 매우 대비되긴 합니다.
한 켠에서는 향에서도 강하게 느껴지는 비스킷, 크래커와 같은 향이
마시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곡물비스킷의 고소함도 느끼게 하는데,
어느 하나 굽히지 않고 대쪽같이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묘한 맥주였습니다.
아무튼 함께 이룩하기 힘들다고 보았던 S'more 와 Sour 의 조합을
조화보다는 각자도생으로 이끌어 낸 제품이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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