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라는 이름만 듣는다면 왠지 일본의 맥주 같겠지만,
동유럽 발트 3국들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서 만들어진 맥주 비루(Viru)입니다.
에스토니아가 어디 위치했는지 들어도 기억 못할 수 있으나
'비루'의 매우 독특한 병 모양을 보면 절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며,
병 디자인은 중세시대 에스토니아에서 발견되었던
망루(watch tower)를 본 뜬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국어에서는 비루라는 단어의 의미가
'높은곳에 세워 사방을 볼 수 있는 누각' 이라는데
한국어의 의미와 '비루'의 병 모양이 매치가 되네요.
위로 길쭉하게 뻗은 피라미드 모양의 병이라
내용물을 많이 담을 수 있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불과 300ml 만을 수용가능한 디자인입니다.
'비루' 맥주는 에스토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Tartu 에서
에스토니아의 두 번째로 큰 양조장 Le Coq 에서 만든 맥주입니다.
런던 소재의 Baltic Beer 그룹이 Le Coq 에게 라이센스를 주어
런던을 비롯한 도시내의 고품격 바와 레스토랑을 겨냥하여
2006년부터 에스토니아에서 만들어진 맥주가 비루(Viru)입니다.
홉을 제외하고는 에스토니아산 물과 맥아를 사용한 '비루' 맥주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영국의 소매점에서도 판매되지 시작했으며,
2007년부터는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등지에도 수출되고
2009-2010년에는 미국, 캐나다, 일본, 대한민국에도 들어왔다는군요.
정보에서 보면 한국에도 정식으로 들어온지 약 2년쯤 되었다는 것인데,
일반 소매점에서 쉽게 보이지 않았던 것은 본래 '비루(Viru)'의 컨셉인
고품격 바(Bar)나 레스토랑에서만 판매되어서일까요?
물론 저도 이 맥주를 원주의 한 고급 펍에서 구하기는 했습니다.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새콤한 홉의 향이 코에 감지되었으며
금빛이나 연두빛에 가까운 색상을 띄면 비루(Viru)였습니다.
그리 자랑할만한 풍부함과 지속력의 거품은 없었으며,
필스너 스타일이라고 소개되어지는데 꽤나 합당한
맑고 깨끗한 느낌과 연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쓴 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필스너였지만
그 대신에 향에서 감지되는 새콤한 맛이 초반부터 찾아옵니다.
새콤한 맛이 흘러가버리면 조금의 고소함이 미미하게 전달되었지만..
중후반 이후로는 사실상 깨끗한 맛에 마시는 맥주 같았습니다.
초기의 나름 새콤하고 앙큼한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 주었다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게 즐길만한 필스너가 될 수 있었을텐데요.
병 디자인만 독특한 속 빈 강정같은 맥주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으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선보여진다면, 특이한 병 때문에
병 수집가나 아기자기한 장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택받을 것 같네요.
또 국내의 스타일리쉬한 주점들에서도 구비해 볼만 할 것 같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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