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Imperial)이라는 말은 어느샌가 부터
맥주하는 사람들에게는 Imperial Stout 나 IPA 를 통해
도수 높은 고풍미 맥주를 뜻하는 표현으로 인식되었습니다.
Russian Imperial Stout, 영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한 스타우트로
동결 방지 등의 이유로 기존 스타우트보다 도수가 높은 것들이며,
목적지가 러시아 황실이었기에 Russian Imperial Stout 로 명명됩니다.
러시에 제국이 멸망하고 소련의 시작, 냉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국에서 러시아로 가는 스타우트의 개체수는 급격이 줄어들었지만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생겨난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Russian Imperial Stout 를 복원하여 매니아층을 공략했고,
점차 Russian 은 지역적인 의미가 무색해졌으며,
본래 의미는 제국인 Imperial 은 고도수 뜻을 지니게 되습니다.
이는 관계도 없는 스타일에 적용, Imperial IPA, Imperial Pilsner,
Imperial Brown Ale, Imperial Saison 과 같은 변종들을 만들었으나
크래프트 맥주에 익숙한 사람들은 알아듣는 용례로 남았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 평소 친숙한 Imperial 이라는 글자만 보고
이 제품을 골랐다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도수가 5.0% 인데 임페리얼이라 할 수 있나?' 겠죠.
오늘 맥주의 제조장인 Albert Le Coq 양조장은
현재 발트 3국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에 소재했으나,
본래는 1807년 영국 런던에서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런던에서 에스토니아로 맥주를 수출하던 Le Coq 가
훗날 에스토니아의 Tartu 에 양조장을 추가 설립했고,
1912년 Tartu 에서 만들어지던 Extra Double Stout 는
러시아 황제의 공식 맥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의 (러시아) 황실의 맥주였기 때문에
Imperial Ale 이 되는 것이지만, 크래프트쪽 의미와는
역사적으로는 공유하는 부분이 있지만 성향은 많이 다릅니다.
우선 이 제품은 Stout 계열은 아니고 붉은 톤을 띕니다.
양조장에서 어떤 스타일이라 규정짓지는 않았습니다.
외관은 매우 맑고 밝은 호박색, 적록색을 띕니다.
바나나와 빵과 같은 느낌이 처음 나옵니다.
영국식 비터(Bitter)쪽 느낌을 머릿속에 그렸는데,
실제 접한 향은 헤페바이젠 쪽과 가까웠습니다.
맥아 쪽에서 나오는 카라멜 단 내는 잘 모르겠고,
홉에서 나오는 꽃, 흙, 허브 쪽도 강하진 않습니다.
탄산감은 적당합니다. 소프트한 탄산감이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은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가벼움과 중간(Light-Medium)에 걸치는 듯 합니다.
맛에서도 효모 발효에서 나온 맛(Yeasty)가 우선합니다.
단 과일 맛이 있으며 시럽 같은 맥아 맛도 나옵니다.
고소한 곡물 빵 맛이 나올때면 영국의 맥주인
'바나나 브래드 비어' 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뒷 맛에 메탈이나 피와 같은 맛이 납니다.
이번 물량의 문제인지 원래 그런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자극이 강한 크래프트 쪽의 Imperial Ale 들과는
그 성향이 매우 다른 Albert Le Coq Imperial Al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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