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겨울 밤처럼 어두운 색상을 띄며
추운 날씨에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해 줄 맥주,
임페리얼 발틱 포터 타입이라 불리고 있는
뽀햘라(Põhjala) 양조장의 웨애(Öö)입니다.
발틱 포터라는 스타일이 조금 낯설 수도 있는데,
예전에 제가 쓴 글을 확인하시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흔한 스타일도 아니고 도수도 10.5% 로 높지만,
나름 이곳 양조장의 핵심 맥주 4개 중 하나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뽀햘라(Põhjala) 양조장의 맥주들 -
Põhjala Meri (뽀햘라 메리) - 4.4% - 2018.07.02
보통의 레귤러 핵심 맥주들에게서 보이는 사례로
기본 제품을 기반으로 여러 시도가 더해집니다.
밸러스트 포인트의 Sculpin IPA 가 그렇고,
노스 코스트의 Old Rasputin 도 적절한 예입니다.
뽀햘라(Põhjala) 양조장 홈페이지 메뉴에서
다른 스페셜 시리즈 맥주들을 살펴보면,
웨애(Öö)를 기반으로 한 맥주들이 보입니다.
Öö XO 라던가, Öö Casis, Pime Öö 등등
그들 가운데 국내에 수입된 것들도 있는데,
왠지 Öö 의 파생상품들을 접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Öö 를 먼저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시커먼 색상에 갈색 거품이 드리워집니다.
임페리얼이나 되는 검은 색상의 맥주다보니
단연 튀는 향은 커피, 코코아, 초컬릿이 당연하며,
잘 구워진 빵과 같은 고소한 향기도 있고
약간의 알콜, 희미한 블랙커런트도 존재하네요.
탄산감은 적은 편이라서 스타일에 어울리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추운 에스토니아 겨울밤에
알맞을 진득하고 차분하며 살짝 무겁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발틱 포터(Baltic Porter)라는 스타일은
검은 맥아의 탄 맛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며,
오히려 검붉은 과일과 당밀 + 희미한 로스팅 맛이
등장하는게 정석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속으로 '임페리얼' 발틱 포터라니까
탄 맛이 꽤 등장하게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는 탄 맛이나 매캐한 재 맛은 없고,
지나치게 강건하지 않으면서 기분 좋은
커피와 다크 초컬릿 맛이 지나가고 나면,
살짝 달작지근한 붉은 과일계와 당밀 맛이 있고
약간의 허브와 같은 쌉싸름한 맛도 등장하지만
뒷 맛이 씁쓸하고 떫다고 생각되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꽤 흥미로웠던 맥주로
탄 맛이 지나치지도, 단 맛이 강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맹하지도 않으면서 알콜은 별로 안 튀는,
스펙만 놓고 보면 왠지 강할 것 같았지만
예상보다는 가뿐했고 알찬 맛을 가진 맥주 같네요.
기본적으로 꽤나 준수한 품질의 맥주라 판단되며
다른 파생상품들의 좋은 베이스가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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