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맥주 시음블로그를 운영중이니 지속성을 위해,
즉 본인이 질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러 타입의 맥주를
골고루 선정해서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IPA 맥주만 5연속 올린다면 금방 질려버릴테니까요.
그래도 시장에 유행이 발생하기 마련이라 그럴 때면
특정 스타일의 맥주 가짓수가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스타일 맥주들은 구할 수 없게 되고는 합니다.
독일 뒤셀도르프(Düsseldorf)시와 그 일대에서 주로
생산되는 지역맥주이자 쾰쉬(Kölsch)의 라이벌로 알려진,
알트(Alt) 라는 맥주는 2021년 7월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본토(독일) 맥주는 상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동두천 브루어리의 맥주 -
동두천 브루어리 바이젠 - 4.5% - 2021.05.19
그런 와중에 뜬금없는 국내 양조장에서 알트(Alt)를 만들어
타지역에서 마실 수 있게 캔으로 정식 유통을 시작했습니다.
동두천 브루잉의 소요산 알트라는 제품으로, 사실 국내에서
알트 맥주는 이미 다뤄진 바 있습니다. 울산의 화수도 만들었죠.
저의 블로그만 보더라도 가장 최근에 시음기를 올린 알트(Alt)는
2019년 1월에 올린 알트인데, 이것도 2018년 가을 일본 출장 당시
구한 것으로 '일본 지비루 양조장이 흔치 않은 알트 맥주를?' 은 마치
오늘 소요산 알트 맥주를 선택한 것과 동일한 감정으로 고른 것입니다.
그러면 본토 독일 출신의 알트(Alt) 맥주의 마지막 시음기는
언제였던가 찾아보니 2013년 05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핀쿠스 뮌스터 알트'로 독일에서 공부하던 당시 올린거네요.
색상은 검은색은 아니지만 어두운 갈색에 근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알트의 색상보다는 짙은 편입니다.
향에서는 검은 맥아들 가운데서도 연한 계통에서 나오는
순한 로스팅 커피류의 향이 적당히 출현하고 있습니다.
탄산기는 많지 않지만 없는 편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움에서 중간으로 가는 정도로
특별히 무겁거나 너무 연함 없이 마시기는 수월합니다.
맥아에서 나오는 카라멜류 단 맛은 특별히 없어 깔끔했고,
연한 흑맥아 계통에서 오는 순한 커피류 맛이 있습니다.
더불어 독일계 홉(Hop)이라고 여겨지는 맛이 있는데,
알싸(Spicy)하면서 허벌(Herbal)한 계통의 맛이
어두운 맥아 계통 맛과 합쳐져 흙,김과 같은 맛을 냅니다.
맥주 자체의 쓴 맛 수치(IBU)는 20으로
알트(Alt) 맥주치고는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깔끔한 바탕이었기에 씁쓸함이 약간 남아줍니다.
개인적인 평으로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좋은 평을 남겼던
'이 맥주' 를 떠올리게하는 특징을 가졌다고 보았고,
깔끔하고 잡미가 없어 마시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타일적인 측면에서는 알트에서 독일 다크/블랙 에일로
넘어갈락 말락하는 어느 경계에 있는 듯한 맥주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카라 데 루나가 떠올려진 것 같습니다.
스타일적인 측면을 떠나서 최근 경험해보지 못했던 계열의
맛을 선사해준 맥주였기에 즐겁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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