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양조장들 가운데 역사 or 위인 마케팅을 하는 곳들이 있어
유명한 인물이 등장하는 맥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21st Amendment 양조장 또한 애당초 양조장의 명칭이
미국 금주법을 해제한 수정헌법이며, 대표 맥주인
Brew Free Or Die 또한 러쉬모어 산이 그려져있어
링컨이나 워싱턴들의 인물들이 라벨에 등장합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Tasty 라는 이름의 Double Hazy IPA 로
나름 21st Amendment 양조장에서 신설한 IPA 시리즈인데,
홉의 조합과 실험 등이 가미되어 새로움을 창조하는 컨셉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21st Amendment 양조장의 맥주들 -
Back In Black (백 인 블랙) - 6.8% - 2012.12.13
Brew Free Or Die IPA (브루 프리 오어 다이 IPA) - 7.0% - 2013.01.01
Brew Free! Or Die Hazy IPA (브루프리 오어 다이 헤이지 IPA) - 6.5% - 2022.07.03
오늘 시음하는 Tasty 의 모델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입니다. 사실 그의 업적은 정치적인 부분 이외에도
벼락의 피해를 막는 피뢰침을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번개도 전기의 일종이라 생각하여 연날리기 실험을 통해
번개를 연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진행했고, 안전장치가 있었다 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실험이었으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1st Amendment 의 Tasty 맥주 라벨에는 역사와는 다르게
번개를 맞은 듯한 남자(프랭클린)가 누워있고 연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표정은 고통이 있었지만 뭔가 이룬 듯한 표정이군요.
남자가 누운 바닥은 맥주의 원재료 홉(Hop)이 깔려있는 홉 밭으로,
21st Amendment 의 Tasty IPA 실험은 프랭클린의 실험정신을
본 받은 맥주라는 부분을 알리려는 의도가 있는 라벨 같네요.
Hazy IPA 라는 이름 답게 탁한 밝은 금색을 띄었습니다.
알코올 도수 치고는 상당히 밝은 계통의 색을 드러내네요.
금귤, 살구, 모과와 약간의 망고와 같은 향을 냅니다.
대놓고 황도쥬스나 오렌지쥬스 같은 쪽은 아니네요.
게다가 풀이나 솔, 흙 등등의 쌉쌀한 향도 적은 편입니다.
탄산기는 보통보다는 살짝 무딘 정도로 특별한 것은 없었고,
질감이나 무게감도 중간 수준의 안정감과 부드러움을 줍니다.
다만 마시면 마실 수록 점성 부분은 가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군요.
일단 단 맛의 베이스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것이 맥아에서 오는 잔당이든 효모에서 오는 발효 단 맛이든
Hazy IPA 라지만 West Coast IPA 가까울 법한 깔끔함을 보이고,
홉에서 나오는 맛은 향에서 언급한 금귤, 살구, 베리류 등등의
새콤하면서 다소 해당 과일 풍미가 있는 껌의 맛과 비슷했네요.
쓴 맛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뒷 맛 또한 여운이랄게 없이
개운하고 말끔하게 떨어져서 Double Hazy IPA 를 떠나서
스타일이 뭐였든 맥주 자체의 음용성이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알코올에서 오는 술 맛 같은 것들도 그리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Double Hazy IPA 를 마신다고 하면 Full-Flavor 를 느낄
각오를 하고 임해서 미각이 자극된 만큼 지치는 것도 있는데,
21st Amendment 의 Tasty 는 그런 우려를 해소시킨 제품입니다.
이렇게 장점만 언급했지만 달리 이야기하면 맥주 풍미의
소멸속도가 빠르고, 임팩트 위주로 먹는 Double Hazy IPA 라서
맥빠진 맥주가 장점이냐? 라고 생각할 수 있을 여지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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