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영토에서 남쪽으로 바다 건넌 가까운 곳에
키프로스(영:사이프러스)라는 국가가 존재합니다.
이번에 시음하는 맥주는 생소한 국가인 키프로스에
소재한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맥주로, 현재 국내 편의점에
오늘 주인공 Weiss 와 Lager 두 종류가 판매됩니다.
Weiss Beer 라는 캔에 적혀진 문구를 확인했을 때,
독일식 밀맥주인 Weissbier 스타일의 맥주라 봤지만
정작 들어간 재료를 확인하면 고개가 살짝 갸우뚱해집니다.
그 이유는 부재료로 오렌지 껍질과 고수, 정향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특히 오렌지 껍질과 고수는 벨기에식 밀맥주의 대표 콤비재료입니다.
더불어 독일에서는 맥주에 부재료를 첨가하지 않는 맥주 순수령에 입각하니,
독일식 명칭인 Weiss 보다는 벨기에식 표현인 Wit 이나 Blanche 가
해당 맥주를 더 정확하게 짚어주는 단어로 알맞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오늘 시음하는 Cyprus Venus Weiss 는
파울라너나 에딩거 ,바이헨슈테판 같은 정석적인 독일 밀맥주가 아니고,
오히려 블랑이나 에델바이스, 블루문과 같은 류로 보면 됩니다.
어차피 대중에게는 독일식이건 벨기에식이건 모두 밀맥주로 퉁쳐지는지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할 순 있으나, 둘 사이에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립니다.
특히 부재료에서 오는 인공미라던가 작위적인 것 때문에 시음이나
구매 전에 이 글을 보시게된다면 취향에 맞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탁한 밝은 금색, 배(Pear) 색에 가까웠습니다.
향은 새콤하고 향긋한 코리엔더와 오렌지스러움이 강하고
정향에서 오는 알싸함과 약간의 요거트같은 향도 납니다.
부자연스러운 향일까 우려했지만 향은 나름 좋네요.
탄산감은 적당히 있는 편이라 가벼운 청량함을 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편의점 4캔 만원 맥주 답게
연하고 순하고 부담없는 성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지만
입 안에서 발산되는 퍼지는 부재료와 효모발효 단 맛이
혼재해서 전반적인 이미지는 달고 향긋함으로 남습니다.
약간 씁쓸한 오렌지(껍질)과 같은 맛이 돌면서
코리엔더와 정향의 향긋함과 알싸함이 맴돌았습니다.
바나나 같은 느낌 살짝에 플레인 요거트 같은 맛도 나네요.
홉의 쓴 맛이나 풀이나 허브 등의 고유 맛 등은 없었으며
밀에서 나오는 구수함 등도 향신료나 오렌지 드링크 같은
맛에 많이 가리워져 풍미의 복잡성은 다소 떨어집니다.
하지만 소위 대중시장에서 회자되는 블랑 같은 맛은 산뜻하며,
확실하기에 해당 풍미를 좋아하느냐에따라 호불호는 갈릴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세모금까지는 괜찮은데 이후로는 다소 물리고
조금 더 정석적으로 만들어진 벨지안 화이트를 마시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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