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우트 스타일의
네이밍을 러시아와 연관된 인물이나 지명을 붙이는게 보통인데,
라스푸틴(Rasputin)은 러시아 제국을 농단한 괴승으로
러시아 제국→소련으로 가는데 단초를 제공한 인물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라스푸틴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미국 North Coast 사의 Old Rasputin 맥주로 익숙할 것이며,
국내에 병과 탭(Tap) 모두 들어와 있어 마시기 어렵지도 않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드 몰렌(De Molen) 양조장의 맥주들 -
Bommen & Granaten (봄멘 & 크라나텐) - 15.2% - 2011.01.20
De Molen Blikken & Blozen (데 몰렌 블리켄 & 블로젠) - 8.5% - 2013.04.02
De Molen Hel & Verdoemenis (데 몰렌 헬 & 베르되메니스) - 10.0% - 2013.06.01
De Molen Heen & Weer (데 몰렌 힌 & 위어) - 9.2% - 2015.11.19
De Molen Hugs & Kisses (드 몰렌 허그 & 키세스) - 3.5% - 2017.11.02
개인적으로 라스푸틴(Rasputin)이라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국내 매니아층에서 유명해진 Old Rasputin 보다는,
네덜란드의 De Molen 양조장에서 나온 Rasputin 을
먼저 마셔보았고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De Molen 의 라스푸틴은 개명의 역사가 눈에 띄는데,
미국에 수출될 때 North Coast 사의 Old Rasputin 이 있으니
상표권 문제로 인해 위의 이미지처럼 Disputin 이라고 변경했었고,
De Molen Rasputin 맥주를 Ratebeer.com 에서 검색하면
De Molen Moord & Doodslag 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고
리다이렉트 링크를 넣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매우 검은색의 액체 위에 갈색 거품이 얇게 형성됩니다.
향은 로스팅 커피, 다크 초컬릿, 약간의 건포도
그리고 살짝 알코올 기운도 감지되는 듯 했습니다.
정석적이고 영락없는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향이네요.
탄산은 무디고 적었는데 그게 스타일과 어울리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생각보다는 무겁지는 않았으며,
10.4%의 도수에 비한다면 다소 경량급이라 봤습니다.
그래도 중간과 무거움을 오가는 수준은 됩니다.
탄 맛이나 그을린 맛, 재(ash) 맛 등이 노골적이진 않고
임페리얼 스타우트에서 그냥 있구나 정도로 나왔고,
뒷 맛에서 살짝 나무나 흙과 같은 Earthy 라고
표현되는 맛이 있으며 쓴 맛의 여운이 세진 않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 진득하게 드리워지진 않아서
생각보다는 담백(Dry)한 임페리얼 스타우트 같았으며,
마시고 나면 알코올의 화함(Spicy)이 조금 남습니다.
라이벌(?) Old Rasputin 에 비한다면 도수는 1.5% 가량 높지만
높아진 도수는 효모가 당을 더 먹은 효과인지 더 Dry 하게 다가왔고,
로스팅 비터나 다크 초컬릿 등의 간은 Old Rasputin 에 비해 연한 편입니다.
그래도 뒤에 남는 Earthy 한 풍미가 나름 후반을 책임지는게
기본적인 임페리얼 스타우트 맛에서 더해진 별미 정도로
두 맥주를 같이 놓고 비교시음하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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