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에밀레제(Emelisse) 양조장의
Smoked Rye IPA 가 오늘의 시음 맥주입니다.
에밀레제의 이노베이션 시리즈에 속한 맥주로
혁신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범상치 않은 컨셉입니다.
일단 인디아 페일 에일(IPA)이며 미국식을 따르며,
홉은 Simcoe 와 Cascade 라는 미국풍이 충만한것들이 쓰였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밀레제(Emelisse)의 맥주들 -
Emelisse Rauchbier (에멜리세 라우흐비어) - 7.0% - 2013.02.20
Emelisse Black IPA (에멜리세 블랙 IPA) - 8.0% - 2013.09.05
Emelisse TIPA (에밀레제 티아이피에이) - 10.0% - 2016.06.30
호밀(Rye)은 IPA 와 결합되는게 그리 낯설진 않습니다.
Rye IPA 라는 스타일이 Black IPA 나 Red IPA 처럼
기존 스타일을 살짝 비튼 타입에 자주 언급될 정도로
상품 사례가 많으며 호밀의 알싸함이 홉과 궁합이 좋습니다.
훈연(Smoked)은 IPA 와 흔히 만나는 조합은 아닙니다.
에밀레제에서는 독일 Weyermann 맥아 제조사의
총 곡물(맥아)량 중 10%가 훈연맥아로 채웠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많은 비중은 아닌 것처럼 보이나 훈연계열은
작은 양 만으로도 굉장한 파워를 뿜어내는 경향이 있기에,
결국 Smoked Rye IPA 는 훈연과 홉의 각축전이 될거라 봅니다.
4-5년 전만하더라도 Smoked Rye IPA 라는 시도가
꽤나 신비롭고 실험적인 조합으로 다가오긴 했으나,
요즘에는 Coffee IPA 와 같은 제품들도 등장했으니
의도적인 궁합적 미스매치도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 같네요.
밑에 깔린 효모를 피해 따르면 맑은 맥주를 볼 수 있고
색상은 구리색, 밝은 호박(Amber)색을 띄었습니다.
처음 느껴지는 향은 훈연 맥아의 향이었습니다.
숯이나 마취 약품 향 같은 Smokey 함이 있으며,
호밀의 알싸한 향은 의식적으로 느껴진 듯 합니다.
훈연향을 느끼는 중간중간에 풀이나 감귤과 같은
홉(Hop)의 향기가 있지만 살짝 묻히는 감이 있네요.
탄산은 터지는 입자는 아니며 적당한 양이 있고,
질감과 무게감은 생각보다는 진득하고 안정감있습니다.
미디움 바디(Medium Body)가 적합한 표현 같겠네요.
Smoked Rye IPA 의 맛에 관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훈연 풍미가 조금 더 우위를 점하기는 했다만,
그래도 홉, 훈연, 호밀 맛을 두루 느낄 수 있습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훈연 느낌이 초반부터 강렬합니다.
훈제 베이컨이나 숯, 장작 등이 연상되는 맛이며
은근히 매캐하다는 기분까지 들게 해주었습니다.
호밀의 맵고 알싸한(Spicy) 풍미도 전달되는 가운데,
훈연 향이 점차 쇠락하고 거기에 미각이 적응해가면
시트러스, 풀, 열대 과일 등등이 연상되는
홉의 맛과 특히 후반부의 쓴 맛이 IPA 답긴 했습니다.
다만 훈연 느낌과 쓴 맛이 같이 오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떫고 거칠다고 느낄 수 도 있을 것 같네요.
따라서 화사하고 예쁜 느낌의 맥주를 즐기는 취향에게는
정 반대의 성향이 많은 맥주니 피하는 게 좋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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