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픽(Epic) 양조장의 맥주들 중에 Brainless 라는
수식어로 명칭이 시작되는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에픽에서 양조하는 벨지안 골든 스트롱 계통으로,
유사한 스타일의 맥주에 Brainless 가 붙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에픽에는 Brainless IPA 라는 것이 있는데,
일반 아메리칸 IPA 가 아닌 Belgian IPA 타입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픽(Epic) 양조장의 맥주들 -
Epic Smoked Porter (에픽 스모크트 포터) - 6.2% - 2016.11.12
Epic Escape To Colorado IPA (에픽 이스케이프 투 콜로라도 IPA) - 6.2% - 2017.01.18
Epic Galloway Porter (에픽 갤러웨이 포터) - 5.4% - 2017.05.02
Epic Los Locos (에픽 로스 로코스) - 5.5% - 2017.06.28
Epic 825 State Stout (에픽 825 스테이트 스타우트) - 6.0% - 2017.09.11
Epic Big Bad Baptist (에픽 빅 배드 뱁티스트) - 12.0% - 2018.01.10
Epic Son of a Baptist (에픽 선 오브 어 뱁티스트) - 8.0% - 2018.04.18
Epic Big Bad Baptista (에픽 빅 배드 뱁티스타) - 11.0% - 2018.11.04
오늘 시음할 맥주는 패션(Passion)으로 '열정' 이 아니고
패션 푸르츠(Passion Fruit)를 첨가했다고 알려집니다.
Brainless 시리즈에 과일을 넣은 다른 상품들도 보이는데,
Brainless Raspberry, Peach, Cherry 등도 나왔습니다.
패션 푸르츠는 크래프트 맥주계에서 유행하는
홉(Hop)들이 뿜어내는 맛들 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해당 홉들이 쓰여진 페일에일이나 IPA 의
맛을 비유할 때 패션푸르츠 및 열대과일로 표현합니다.
그렇기에 벨지엔 골든 스트롱에 실제 패션 푸르츠가 들어간 일이
크래프트 맥주를 즐긴 사람들에게 풍미가 낯설게 다가오진 않을겁니다.
아주 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맑은 외관도 아니었고,
색상은 짙은 금색에서 밝은 구리색 사이의 어딘가 같네요.
패션 푸르츠의 향이 처음부터 인상깊게 나옵니다.
다만 홉(Hop)에서 발생한 것과는 다르게 실제 과육에서
나온 듯한 향 같았는데, 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향들인
솔이나 풀 등등을 딱히 발견하지 못한 것도 한 몫 합니다.
다른 향이라면 벨기에 효모의 전통의 알싸함과
배나 사과 등의 상쾌한 과일 향이 겹쳐지는 것이었죠.
탄산기는 많을거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는 무난합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이 경감된 높은 도수의 맥주라기 보다는
은근히 차분하고 안정적인 면모를 유지하는 맥주였네요.
맥아 단 맛이 완전 없진 않고 캔디나 시럽 느낌으로 살짝 오며,
처음부터 후반까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는 맛은 패션 푸르츠로
새콤하고 시큼(Tart)한 모습까지 보이며, 살짝 떫은 껍질 맛도 납니다.
Sour Ale 계통은 아니어도 미약하게 그런 인상을 받을 정도의 시큼함에,
패션 푸르츠 맛에 점차 적응하면 벨기에 효모 맛인 사과, 바나나 등의
다른 과일 맛도 접할 수 있는데, 과일 + 효모의 합주로 복합 과일 맛입니다.
홉의 씁쓸함이나 알코올이 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으며,
마시고 난 후에는 은근한 밝은 맥아의 고소함이 전달됩니다.
실제 과일과 벨기에 에일 효모가 만들어내는 과일이 겹쳐져
상당한 과일 향이 나오고 있지만 둘이 잘 융화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은 '글쎄..' 입니다. 다소 따로 노는 듯한 경향이 있으며,
하나가 나왔다가 사라지면 그 다음 것이 나오는 형식입니다.
아무튼 조화로움은 조금 아쉽지만 맥주 맛 자체는 흠결이 없어
패션 푸르츠 맛 매니아가 마신다면 후회는 없을 제품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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