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이라는 맥주 스타일은
본래 영국에서 인도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맥주라
IPA 맥주의 오리지널이 영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임페리얼 IPA 혹은 더블 IPA 라고 불리는 스타일은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계에서 영국의 IPA 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한 아메리칸 IPA 가 기반으로,
미국식 IPA 의 도수와 홉의 세기를 늘린 타입이라
사실상 미국 크래프트 맥주계가 오리지널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풀러스(Fuller's) 양조장의 맥주들 -
Fuller's London Pride (런던 프라이드) - 4.7% - 2009.11.13
Fuller's Organic Honeydew (풀러스 오가닉 허니듀) - 5.0% - 2010.03.05
Fuller's ESB (풀러스 ESB) - 5.9% - 2010.03.18
Fuller's Chiswick Bitter (풀러스 치스윅 비터) - 3.5% - 2010.04.03
Fuller's Golden Pride (풀러스 골든 프라이드) - 8.5% - 2010.04.18
Fuller's Discovery (풀러스 디스커버리) - 4.5% - 2010.05.09
Fuller's Bengal Lancer (풀러스 뱅갈랜서) - 5.3% - 2010.06.02
Fuller's 1845 (풀러스 1845) - 6.3% - 2010.06.30
Fuller's London Porter (풀러스 런던 포터) - 5.4% - 2010.07.20
Fuller's Vintage Ale 1999 (풀러스 빈티지 에일 1999) - 8.5% - 2010.07.30
Fuller's Brewer's Reserve No.1 (풀러스 브루어스 리저브 No.1) - 7.7% - 2010.10.14
Fuller's Brewer's Reserve No.2 (풀러스 브루어스 리저브 No.2) - 8.2% - 2011.01.02
Fuller's Past Masters Old Burton Extra (풀러스 페스트 마스터즈 올드 버턴 엑스트라) - 7.3% - 2013.01.26
Fuller’s Brewer’s Reserve No. 4 (풀러스 브루어스 리저브 No.4) - 8.5% - 2013.06.29
Fuller’s Wild River (풀러스 와일드 리버) - 4.5% - 2014.04.15
Fuller’s Imperial Stout (풀러스 임페리얼 스타우트) - 10.7% - 2014.09.23
Fuller’s Black Cab Stout (풀러스 블랙 캡 스타우트) - 4.5% - 2014.12.05
Fuller’s Old Winter Ale (풀러스 올드 윈터 에일) - 5.3% - 2015.03.06
Fuller’s Frontier Lager (풀러스 프론티어 라거) - 4.5% - 2015.08.31
Fuller’s 170th Anniversary Celebration Ale (풀러스 170주년 기념 에일) - 7.0% - 2015.10.17
Fuller’s Montana Red (풀러스 몬타나 레드) - 4.5% - 2016.06.09
Fuller's Past Masters 1926 Oatmeal Porter (풀러스 페스트 마스터즈 1926 오트밀 포터) - 7.8% - 2017.02.08
Fuller's Past Masters 1905 Old London Ale (풀러스 패스트 마스터즈 1905 올드 런던 에일) - 7.9% - 2019.07.30
오늘 시음하는 Fuller's Imperial IPA 는
영국에서 이름난 전통 에일 양조장인 Fuller's 가
미국 크래프트 Imperial IPA 에 영향을 받아 만든 맥주로,
어설프게 Imperial IPA 를 흉내내는 업체들은
알콜 도수도 일반 IPA 와 거의 비슷하게 7도로 뽑지만,
풀러스의 제품은 10.5 % 라는 상당히 높은 도수라
확실하게 풍미는 살아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맥주 스타일은 미국것을 차용했지만 IPA 에서 가장 중요한
홉(Hop)은 영국 전통 에일에 자주 쓰이는 영국 품종들인
Target 이나 Goldings, Fuggles 등이 쓰였다고 설명됩니다.
그간 이 블로그에서 수 없이 마셔 올렸던 Imperial IPA 들이
대부분 미국과 오세아니아 출신의 홉들로 구성된 것에 비해,
신뢰하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Only 영국 홉으로 맛을 낸
Imperial IPA 라는게 저에게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네요.
영국 크리스탈/카라멜 맥아가 많이 포함된 건지
색상은 짙은 호박색 ~ 갈색에 걸쳐있었습니다.
왠만한 엠버 에일이나 브라운 에일과 비슷해 보이네요.
레몬티, 젖은 흙, 민트 등등의 영국 홉의 향이 나지만
그 만큼 카라멜, 붉은 베리류, 과일 잼 등등의 단 내와
약간의 알코올 같은 싸함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거의 없었으며 탄산감이 어울리지 않는
질감과 무게감의 끈적하고 육중한 성질입니다.
크래프트 맥주계에서도 초창기 시절의
엠버 색상의 더블 IPA 를 마시면 나는 느낌으로,
개인적으로는 오래전에 마셨던 이 녀석이 떠오르네요.
아무튼 경쾌하고 멀끔하게 떨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맥아적인 성향이 상당히 강조된 임페리얼 IPA 였으며,
잔당감이 상당해서 카라멜과 졸인 과일 시럽 등이
기본적으로 농후하게 자리잡은 맥주였습니다.
홉의 맛이 단 맛에 밸런스를 맞춘다는 주객전도된 상황으로
영국 홉의 흙, 나무, 풀, 허브차 등등의 맛이 눅진하게 나옵니다.
쓴 맛 수치(IBU)는 Imperial IPA 이니 숫자로는 높겠지만
단 맛에 약화된 듯 실제 느끼기에는 쓴 맛이 도드라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알코올도 향에서와는 달리 막상 마시면 그리 세진 않네요.
마시고 나면 살짝 고소한 맥아 맛과 효모의 농익은 과일 맛 여운이 있군요.
요즘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많이 보이는 트렌디한 크래프트 맥주의
도수에 비해 산뜻한 Imperial IPA 와는 아주 많이 다른 성향을 띕니다.
따라서 말끔하고 통통 튀는 열대과일 맛의 것을 즐기는 취향이라면
Fuller's 가 이름 값이 높더라도 고르지 않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제 취향에서는 호와 불호 중에서 호에 가까운 맛이라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전에 마신 발리와인과 비슷한 면모가 있었던 것 같고,
역사적으로 본래 IPA 는 런던에서 인도로 보내던 맥아와 홉을 증량시킨
옥토버페스트비어라는 맥주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라 설명되는데,
그런 옥토버페스트비어에서 강하게 양조된 제품들이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맛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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