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Killian's Irish Red 는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브랜드로,
1864년에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훗날 해당 맥주를 만들던 양조장은 1950년대에 사라지면서
아일랜드에서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George Killian's 브랜드는
하이네켄 소속의 프랑스 양조장에 네이밍이 팔리게 되었다가,
1980년대 글로벌 맥주 기업인 북미의 쿠어스(Coor's)에서 인수하며,
현재는 쿠어스의 주도하에 미국에서 꽤 잘 알려진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해당 맥주들의 리뷰를 참고하면 빠르게 파악할 수 있듯이
본래 Irish Red 라는 스타일은 에일맥주에 해당합니다.
다만 쿠어스가 George Killian's 를 미국 시장에 선보였던
1980년대 당시 미국 시장에서 해당 맥주는 꽤 인기를 끌었고,
쿠어스는 본래의 스타일과 다르게 라거 발효를 하였음에도,
뿌리가 아일랜드 브랜드이다보니 Irish Red 로 표기했습니다.
사실 미국도 1980년대에 들어서야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열렸고,
초기에는 맥주 스타일에 대한 체계가 정립이 미흡한 시기였겠기에
해당 표기가 별다른 문제될 것이 없었다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맥주 스타일 분류의 체계화와 학습을 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라거 타입 Irish Red 인 George Killian's 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널리 퍼진 브랜드가 되어버렸고, George Killian's 의 명칭을 보면
Irish Red 까지 적혀있지 Irish Red Ale 이라고 말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Irish Red Ale 류와 맥아 프로파일을 본뜬 라거맥주인 셈이죠.
해당건과 비슷한 사례가 국내 대기업에서 만든 '스타우트' 가 될테고
해당 맥주에도 오해방지를 위해 라거타입이라는 문구가 표기됩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이런 사례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보다 이런 경우들이 왕왕 발견되며,
반대로 라거 스타일을 에일발효해서 만든 경우들도 꽤 있어
현재로서는 그럴수도 있다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상태입니다.
아이리쉬 레드지만 붉은색보다는 갈색에 가깝고,
향에서는 맥아에서 오는 비스킷, 토피, 빵 등으로
토스트계열의 맥아 향이 중점적으로 드러납니다.
라거이니 효모 발효 향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홉은 약간의 꽃이 있는 것 같긴 하나 미약합니다.
탄산기는 많은 편은 아닙니다. Irish Red 타입이
저도수이지만 맥아를 지향하는 스타일인 만큼
고탄산을 잡을 이유가 많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순한 편이고 안정된 느낌이나
무거움이나 육중함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의 뉘앙스는 초반에 살짝 옵니다.
토피, 당밀, 멜라노이딘 등등의 단맛이 있지만
역시나 대중을 상대하는 라거라 잔당감이 많지 않고,
쓴맛이나 떫은 맛은 없는채 맥아에서 오는 고소함이
향에서 언급한 요소들처럼 뒷 맛을 장식해주었습니다.
대체로 맥주 자체는 파워가 강하진 않고 순한데,
홉이든 효모든 무언가 강력한 요소가 하나 있었다면
지금 설명한 맛들을 다 가릴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입니다.
아침호수마냥 잔잔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는 맥주로
컨셉이 어떻고를 떠나서 대중적인 몰티한 라거가
어떻게 만들어지면 알맞은지 보여준 좋은 사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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