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에 벨기에를 여행하던 시기에 시음기를 올렸던
벨기에 자연발효 맥주 람빅(Lambic) 양조장들의
올스타 합작품이라 할 수 있는 HORAL 입니다.
쿰쿰하고 퀴퀴하며 짜릿한 산미가 중독성이 있는
전통적인 람빅을 취급하는 9 곳의 제조소 & 블랜더의
람빅을 혼합하여 만든 것이 HORAL 의 컨셉입니다.
이런 맥주가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성장하면서
더욱더 매니아적인 맥주들이 국내에도 들어왔고,
특히 2013년 이후 국내에서도 Sour 맥주에 관한
수요가 매니아들 중심으로만 아주 작게 일었는데,
오늘의 HORAL 2017 이 들어왔던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호랄 메가 블랜드 람빅 -
Horal's Oude Geuze Mega Blend 2013 (호랄스 오우테 괴즈 메가 블랜드 2013) - 7.0% - 2013.08.16
사실 블로그에 항상 새로운 맥주를 올리는 입장으로서
매년 나오는 빈티지 형식의 맥주를 어떻게 다룰지도
은근 개인적으로 고민되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보통 년도마다 나오는 빈티지 맥주는 스타일이나
특징, 알콜 도수 등이 매년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가급적이면 다양하면서 서로 다른 맥주를 소개하는게
개인적인 블로그에 목적이기도해서, 같은 네이밍하에
년도만 다른 맥주는 동일한 제품으로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호랄(HORAL) 또한 2013년 버전을 이미 리뷰해서
2017년 제품은 그냥 넘어갈까하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람빅이라는 변화무쌍한 맥주라는 특성도 있고
6년전에 시음한 맥주가 잘 떠오르지도 않기 때문에
블로그에 새롭게 접하는 맥주처럼 올려보려고 합니다.
색상은 구리색보다는 살짝 붉은 빛이 있어 보였습니다.
시큼한 향이 있지만 시큼보다는 조금 더 예쁘게 새콤이 맞고,
약간의 건초 향과 나무 향도 텁텁하지 않게 잘 나와줍니다.
떫거나 퀴퀴한 향이 거의 없어서 나름 아름다운 괴즈 향 같았네요.
탄산기는 적당히 있어 과하지 않은 청량함을 줍니다.
페일 에일의 탄산기와 비슷한 정도로 가벼움을 주며,
질감이나 무게감도 중간 수준으로 무겁지도 연하지도 않네요.
맥아적인 단 맛은 거의 없는 개운하고 담백한 바탕에
식초 같은 신 맛이 있지만 노골적인 신 맛이 아닙니다.
마시면서 신 맛 때문에 미간이 찡그려지지 않았네요.
신 맛에 적응을 거치면 뒷 맛으로 괴즈 람빅 고유의
건초, 짚, 나무 등등의 맛이 나오며 나름 연한 편입니다.
삭힌 음식으로 따지면 다소 들삭혀진 느낌이라
파워가 다소 떨어진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와주어야 할 맛들은 다 나와주었고
람빅 맥주를 750ml 혼자 다 마시면서 이렇게
가뿐하게 마신 적도 상당히 오랜만이라 봅니다.
힘이 살짝 빠진 괴즈 람빅이나 개성까지 빠지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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