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계에서 White 라는 단어가 제품명에 들어가면
일단 밀(Wheat)의 포함여부와 그것으로 양조한
밀맥주일거라는 추측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독일이나 벨기에의 밀맥주들은
상면발효 에일(Ale)효모로 발효했으며,
Sour 계통 밀맥주들도 그런 경향을 띕니다.
하지만 오늘 시음하는 뉴질랜드 모아(Moa)양조장의
화이트 라거(White Lager)는 처음 마주하면
살짝 갸우뚱하게 하는 네이밍을 가지고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모아(Moa) 양조장의 맥주들 -
Moa South Pacific I.P.A (모아 사우스 퍼시픽 I.P.A) - 5.0% - 2016.07.15
Moa Southern Alps (모아 서던 알프스) - 6.4% - 2016.11.30
Moa Five Hop (모아 파이브 홉) - 6.2% - 2017.03.18
Moa St Josephs Tripel (모아 세인트 요셉 트리펠) - 9.5% - 2017.11.14
Moa Imperial Stout (모아 임페리얼 스타우트) - 10.2% - 2018.02.01
모아(Moa)양조장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해당 상품의
설명을 읽으면 크리스탈 밀맥주라고 밝혀져있습니다.
독일의 헤페바이젠에서 효모를 여과한 버전이
크리스탈 바이젠이라 불리며, 효모를 여과했을 뿐
하면발효 라거효모를 쓴 것은 아니긴 했지만,
어쨌든 '맑은 밀맥주' 라는 컨셉만 보고 있자면
저온 장기숙성으로 맑은 맥주에 탁월한 라거가
일반 밀맥주(에일)효모 대신에 들어가는게 가능하겠네요.
더불어 맛에 다양함을 추구하기 위해 코리엔더가 들어갔고
홉은 뉴질랜드의 Motueka 품종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병입 발효 또한 진행되는데, 이는 와인 효모가 들어간 결과네요.
아무튼 쉽고 단순하게 마시는 가벼운 4.7%의 밀맥주 컨셉에
뭔가 스타일 비틀기가 여럿 포함되어 해석은 단순하지가 않네요.
크리스탈이라 언급된 것 치고는
그리 맑진 않으며 색상은 금색입니다.
어렴풋한 감귤과 복숭아 과의 과일 향이 있고
코리엔더의 향긋함 살짝과 밀 곡물향도 납니다.
탄산감은 꽤 있는 편으로 여름날 마시기 좋고
4.7%의 쉽게 마시는 맥주라 못 박힌 맥주라
질감이나 무게감도 당연히 가벼웠습니다.
허브나 풀 느낌에 곡물 맛 등이 있는
필스너계열과도 얼추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군데군데 향긋하고 새콤한 면모가 발견되는데,
아마 사용된 코리엔더나 홉의 영향일 것 같습니다.
다만 개성이 뚜렷하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대체로
필스너와 아메리칸 윗 비어의 중간에 놓인
다소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그냥 효용성만 본다면
여름에 즐기기 좋은 청량한 밀맥주 같았습니다.
이름이나 컨셉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마시는게 이로울 맥주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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