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Oedipus)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로
2009년부터 시작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입니다.
이국적이면서 원색이 많아 화려한 디자인이 눈에 띄며,
기본적으로 미국/유럽식 크래프트 맥주 양조를 지향하면서도
가까운 벨기에 지역의 맥주들도 많이 다루는게 확인됩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오이디푸스' 양조장의 연중생산
라인 중 하나인 타이 타이(Thai Thai)라는 제품입니다.
타이 타이(Thai Thai)의 기본적인 맥주 스타일은
벨기에 수도원식 맥주인 트리펠(Tripel)입니다.
그러나 정석적인 트리펠이 아니며, 이름에서부터
타이(Thai)이니 태국의 식재료, 향신료 등을 첨가하여
트리펠 맥주에 이색적, 이국적인 맛을 냈음을 짐작케 합니다.
사용된 부가재료 종류도 참 많은데 우선 레몬그라스,
코리엔더, 갈렌갈, 오렌지 껍칠, 칠리 페퍼 등이 들어갔고,
남국의 과일 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품종의 홉(Hop)으로
맥주의 향과 맛을 추가적으로 살리려했다고 설명됩니다.
베이스가 되는 맥주 스타일은 다르지만 남아시아의 향신료 등으로
맛을 낸 맥주들로는 이런 것들이 국내에 들어온 사례가 있네요.
병 밑의 효모가 섞이면 살짝 탁한 금색을 띕니다.
새콤한 라임, 오렌지, 레몬 등등의 향이 나는데
홉(Hop)에서 올 수도, 벨기에 효모 발효 향일 수도 있습니다.
부재료 + 홉 + 효모가 공통적으로 다 보여줄 수 있는 향이라
처음 코를 가져다대면 새콤,상큼함을 먼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켠에서는 약간 향긋하면서도 매큰, 알싸함이 있는데
카레 컨셉 맥주들처럼 코를 찌르는 향신료는 아니었습니다.
탄산감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서 청량함과는 거리가 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8% 의 도수치고는 가벼운 느낌의
라이트-미디움에 속하여 나름 산뜻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소량의 밝은 캔디 같은 단 맛이 느껴질 뿐이라
기본적으로 개운하게 마실 수 있는 장점은 있고,
맛에서는 열대 과일류와 향신료의 맵고 알싸함이 교차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열대 과일류의 새콤함이 조금 더 우세하다 봅니다.
따라서 맥주의 분위기를 향신료 떡칠 맥주가 아닌
새콤상큼한 트리펠이라는 이미지를 조금 더 주고 있었고,
향신료의 매운 느낌은 맛의 중간중간에 감초같은 역할로 나옵니다.
타이(Thai)라는 컨셉 또한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 정도로요.
홉의 쓴 맛은 없고 텁텁하거나 떫은 느낌 없이
뒷 마무리는 비교적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오이디푸스(Oedipus) 양조장의 홈페이지에서 오늘의 맥주가
연중 생산 맥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고, 이런 특이한 컨셉과
맛을 가졌을게 분명한 맥주가 연중생산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낯설고 매운 향신료가 과하게 나옴 없이 잘 녹아들어
개성과 함께 시음성을 해치지 않았다고 판단해 수긍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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