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Rügener Insel 은
다른 나라의 맥주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곳입니다.
오늘 시음하는 쿼드리가(Quadriga)는 벨기에식 스타일로
이름만 얼핏 봐서는 Quadrupel 스타일의 맥주일 것 같았으나
바로 맥주 이름위의 수식어인 Bière Brut 을 보게 되니
Quadrupel 스타일이 아닌 것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Rügener Insel 양조장의 맥주 -
Rügener Insel Baltic Stout (뤼게너 인젤 발틱 스타우트) - 7.5% - 2022.09.24
Rügener Insel Seepferd (뤼게너 인젤 지페어트) - 5.6% - 2023.05.29
Rügener Insel Saison (뤼게너 인젤 세종) - 5.6% - 2023.10.27
Bière Brut 은 비교적 신식 벨기에 맥주 스타일입니다.
상면발효 에일발효후 샴페인 효모로 병속 발효를 거치기에
Bière de Champagne 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밝은 금색을 띄며 많은 거품과 탄산감,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
가벼운 무게감과 연한 질감을 지닌, 코르크 병 마감 맥주입니다.
사실상 샴페인의 방식을 상당부분 차용한 맥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Bière Brut 스타일의 대표적인 맥주라면 아주 오래전에 시음한
데우스(Deus) 와 말루어(Malheur)의 제품이라 할 수 있으며,
둘 다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맥주라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벨기에에서도 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은 마이너한 장르를
독일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만든게 의외이기는하나,
아무튼 예전 데우스(Deus) 맥주가 국내 판매되던 가격을 기억하는데,
그에 비하면 오늘의 쿼드리가(Quadriga)는 매우 저렴하게
Bière Brut 스타일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제품이라 봅니다.
살찍 짙은계열의 탁한 금색을 띄는게 보이고
거품층이 풍성하게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약간의 산미는 레몬류와 같은 시큼함으로 있지만
해당 맥주가 Sour 맥주라는 생각이 들게하지는 않으며,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나오는 발효향인 바나나, 살구 등에
약간의 후추류와 같은 알싸한 향도 발견되던 맥주였습니다.
탄산기는 샴페인 맥주라는 별명답게 상당히 많은 편이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10.5%의 높은 알코올 도수에 비하면
매우 가벼워서 거의 5%대의 필스너 라거류와 흡사합니다.
맛에서는 맥아에서 나오는 단맛은 뚜렷하지 않은 편입니다.
발효를 많이 거치는 맥주인지라 잔당감이 없는게 클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맥주의 단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벨기에 에일 효모가
발효하며 만들어내는 과일같은 발효맛인 에스테르가 꽤 분명합니다.
상대적으로 본인은 알싸한 향신료같은 맛은 덜 느끼게 되었습니다.
쓴맛이나 떫음, 텁텁함은 없고 향에 비하면 산미도 적은 편입니다.
밝은 벨기에 에일의 효모맛 진하게 느껴지는데, 유사한 맥주라면
듀벨(Duvel)로 대표되는 Belgian Golden Strong 쪽이 비슷합니다.
그래도 확실히 알코올의 느낌은 적으며 달큰하게 마무리되어
알코올, 서양배같은 느낌의 Duvel 쪽과는 맛의 양상이 다르네요.
깔끔하고 개운하게 떨어지는 뒷맛이 인상적인 맥주였고
국내에서 드문 스타일이니 마셔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