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전통적인 에일들을 주로 생산하는 양조장인
생 푀이엔(St Feuillien)의 쿼드루펠(Quadrupel)을 시음합니다.
쿼드루펠(Quadrupel)이라는 스타일은 벨기에 수도원식
맥주들 가운데서 가장 도수가 높은 제품들이 속하며,
어두운 색상과 함께 벨기에 효모에서 나오는 발효 맛과
맥아에서 나오는 카라멜, 검붉은 과일, 연한 초콜릿 등이
맛으로 묘사되는 아주 매력적인 벨기에 수도원식 에일입니다.
미국/영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있다면
벨기에 양조장들에서는 쿼드루펠이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군요.
- 블로그에 리뷰된 생 푀이앤(St-Feuillien)의 맥주 -
St. Feuillien Saison (생 푀이엔 세종) - 6.5% - 2017.11.10
St. Feuillien Triple (생 푀이앤 트리플) - 8.5% - 2019.03.04
쿼드루펠(Quadrupel)은 벨기에 수도원계 맥주 스타일들 가운데
가장 상위 알콜 도수에 속하는 제품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리미트가 정해져있는 두벨,트리펠과 같은
하위 스타일에 비해 알콜 도수의 적용범위가 넓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두벨(Dubbel) 스타일은 대체로 도수 6.5~8% 가 넘지 않으며,
트리펠(Tripel) 또한 8.5~10% 의 알콜 도수에서 벗어나는 제품이 드뭅니다.
반면 쿼드루펠 or 벨지안 다크 스트롱으로 엮이는 맥주들은
도수 낮은 제품은 8% 부터 시작해서(예: 아헬 브라운)
도수가 높은 것들은 11.5%에 이르는 제품들까지 있기에,
그 범위와 편차가 넓고 심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벨기에 에일들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인지하겠지만
벨기에 쿼드계에서 높은 도수 = 진한 점성(Body)를 보장하지 않고,
오히려 도수가 높을 수록 질감/무게감이 더러 떨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색상은 탁한 갈색 빛이고 어두운 갈색까지 가진 않습니다.
향에서는 초콜릿, 카라멜, 구운 견과, 바나나 등이 우선적이며,
부차적으로 약간의 정향과 흙과 유사한 향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탄산감은 쿼드루펠 스타일에서는 적당히 있는 편으로
탄산이 아예 없어서 무딘 맥주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쿼드루펠치고는 다소 가벼운 편입니다.
그래도 쿼드루펠이니 필스너나 페일 에일과 비견될 정도는 아닙니다.
다른 쿼드/다크 스트롱 에일들에 비해서 더 무겁고 진득하다는
소감은 생기지 않았으며 되려 적당한 탄산감이 시음성을 더해줍니다.
탄산감과 낮은 점성 때문에 맥아에서 비롯한 단 맛 또한
끈덕지는 느낌 없이 특정적인 경향정도만 보여주었습니다.
향에서 언급했던 연한 초콜릿, 카라멜, 붉은 과일은 무화과나 자두 등이
고유한 벨기에 효모의 발효 맛인 바나나와 겹쳐져 상승하듯 퍼졌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고소한 맛들이 많이 남는 편인데 구운 곡물류의 맛이며,
궁금해서 '생 푀이엔'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이를 코코넛에 비유했더군요.
아무튼 다른 쿼드/다크 스트롱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쓴 맛은 없지만 약간의 흙, 건초 같은 홉 맛이 나는 것 같으며,
11.0% 라는 높은 도수에 비해 알코올의 뜨거움은 노골적이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독특한 캐릭터를 소소하게 가졌으면서도
정석적인 쿼드루펠을 경감된 부담감과 즐길 수 있던게 매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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