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블로그에 다시 시음기를 올리게 된
독일 대중 맥주 브랜드 Warsteiner 제품입니다.
국내에는 필스너(Pils) 타입의 기본 라거가 들어와있지만
이곳 또한 여러 타입의 맥주들을 취급하는 양조장인데,
가을 시즌을 맞아 독일의 가장 큰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타입 맥주를 출시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바스타이너(Warsteiner)의 맥주들 -
Warsteiner(바스타이너) Pils - 4.8% - 2009.06.27
Warsteiner Dunkel (바스타이너 둔켈) - 4.8% - 2009.12.20
Warsteiner Herb (바스타이너 헤어브) - 4.8% - 2013.08.14
사실 Warsteiner 는 양조장 본부가 라인강 근처 서독에 있어
동남부의 바이에른(Bayern)과는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입니다.
바이에른주의 주도인 뮌헨에서는 옥토버페스트 시즌이 되면
Oktoberfestbier 혹은 Märzen 이라고 불리는 라거 맥주를 내놓으며,
근래에 들어서는 위의 사진처럼 호박(Amber)색에 가까운
정통 버전보다 더 연하고 가벼운 금색 타입도 많이 나오는데,
Warsteiner 의 Oktoberfestbier 는 이쪽을 지향하는
사실상 Festbier 쪽에 가깝게 설계된 제품이라 할 수 있네요.
살짝 짙은 금색이나 호박(Amber)색 계열은 아니고
독일 대기업 라거 브랜드 답게 맑게 뽑아냈습니다.
싱그러운 풀내음과 꽃내음 등의 독일 홉 향이 있고,
고소한 밝은 비스킷이나 식빵 테두리 같은 향이 옵니다.
향이 무디지 않고 세기도 알맞아서 상당히 호감이 가네요.
탄산기는 과하지 않게 적당히 포진하여 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필스너류에 비해서는 당연히 더
부드럽고 매끄러운 면이 있으나 그래도 편한 편이라
마시면서 무겁다고 여길만한 여지는 없었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약간의 시럽이나 꿀류로 나오나
뒤이어 등장하는 고소한 풍미는 향에서도 언급한
크래커나 곡물빵 크러스트 같은 느낌으로 왔습니다.
단맛이 살짝 나타나고 상당히 깔끔해지는 라거라서
홉에서 오는 풀, 꽃, 허브 등등의 독일 홉 맛이 사는데,
이 계절을 타겟으로 나오는 맥주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합인데다가, 요즘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맛이어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감탄하면서 마시기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 쓴맛의 여운은 남지 않는 편이고,
가끔 지나치게 맥아의 구수함이 보리차마냥 느껴지는
메르첸/옥토퍼페스트 전용 맥주들을 접할 수 있는데,
Warsteiner 의 끝맛은 상당히 간결하게 떨어져서
앉은 자리에서 두세잔 이상 마실 수 있을 타입이네요.
옥토버페스트 시즌 전용 맥주에서 밝은 쪽을
지향하는 것 처럼 보이나, 어느정도는 호박색깔의
Märzen 쪽의 성향도 드러내는 중간자적 제품으로
국내에는 들어오는 제품이 아니라서 아쉽네요.
또 마셔볼 기회가 한참 나중으로 미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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