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IPA 의 파생제품들이
유행을 하며 색상별 IPA 들이 쏟아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카라멜 맥아의 함량이 높아 붉어진 Red IPA 라던가
벨기에식 밀맥주를 IPA 화한 White IPA 도 있었고,
브라운에일에 홉을 많이 넣은 Brown IPA 에,
IPA 기반에 흑맥아를 넣은 Black IPA 도 있죠.
- 블로그에 리뷰된 캄바(CAMBA) 양조장의 맥주들 -
Camba Nelson Weisse (캄바 넬슨 바이세) - 5.2% - 2013.01.25
Camba Hop Gun Brown Ale (캄바 홉 건 브라운 에일) - 6.4% - 2013.07.20
Camba IPA (캄바 IPA) - 6.6% - 2023.04.29
Camba Chiemsee Wit (캄바 킴제 윗) - 4.8% - 2023.08.07
독일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인
캄바(Camba)에서도 Black IPA 를 시도했습니다.
검은 상어(Black Shark)라는 이름의 맥주로,
효모는 아메리칸 에일 효모로 발효하였으며,
사용된 홉은 쓴맛 창출용 홉인 독일의 허큘러스와
맛과 향 홉은 미국의 치눅, 센테니얼로 보입니다.
맥주의 쓴맛 수치인 IBU 는 100을 기록하며,
8.5%에 100 IBU 라 그냥 Black IPA 가 아닌
Imperial Black IPA 라는 수식어를 달았습니다.
나름 World Beer Award 2023 에서 Black IPA 부문
금상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현재 국내에는 없습니다.
Black IPA 라는 이름에 걸맞게 빽빽한 검은색이며,
향에서는 초콜릿, 순한 에스프레소 등과 함께
솔, 흙, 감귤, 송진 등등의 향도 어울러집니다.
검은맥아와 아메리칸 홉이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나무, 풀 내가 있네요.
탄산기는 생각보다는 은근하게 느낄 수 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수준으로 그리 무겁지 않고,
약간의 안정감과 매끄러운 성질을 지닌 맥주였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이 뚜렷하게 자리잡은 맥주는 아니지만
적당한 카라멜과 초콜릿 톤으로 나타나 준 맥주입니다.
홉의 맛은 이 맥주가 색상이 검어도 IPA 임을 입증시키는데,
검은 맥아의 로스팅 비터류, 초콜릿과 어울려져서 나타나는
감귤, 솔, 흙, 나무 등등의 쌉싸래하면서 알싸함이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끝에는 확실하게 쓴맛이 입에 강한 존재감을 남기는데,
요근래 이렇게 쓴맛을 남기는 맥주는 참 오랜만이네요.
게다가 약간의 알코올과 같은 맛과 길게 남는 쓴맛은
Black IPA 가 한창 유행하던 2010년대 초반으로
나를 다시 데려다주는 듯한 기분이 들게하였으며,
개인적으로는 추억의 맛을 상기시켜주었지만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다소 있는 맥주였습니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Black 과 IPA 요소를
유감없이 발휘해준 Black Shark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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