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마트를 방문했더니 냉장고에 진열되어있는
국내 생산 수제맥주들이 많아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문경에 소재한 가나다라 브루어리의 제품도 있어 구매했으며,
여러 제품 가운데 라거가 땡겼기에 '북극성 라거'를 골랐습니다.
라거 가운데서도 어떤 스타일인지는 홈페이지에 나왔는데,
국내 수제 맥주 업체들이 많이 시도하는 비엔나 라거였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가나다라 양조장의 맥주 -
가나다라 브루어리 은하수 스타우트 - 5.6% - 2021.04.01
가나다라 브루어리 홈페이지의 제품설명에는
맥주 색상(SRM) 수치도 알려주는데 11 SRM 입니다.
구글에서 SRM Beer 라고만 검색해도 여럿 나오는
이미지들을 참고하면 11 SRM 이 어떤 색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필스너나 헬레스 등의 금색 라거보다는 확실히 짙은 편이며,
호박색보다는 다소 밝은 Deep Gold ~ Light Amber 입니다.
국내 수제 맥주 업체들에서 금색 라거 보다는 색이 짙지만
흑색 라거는 아닌 제품들에 비엔나 라거라는 표기를 자주 붙입니다.
국내에서 비엔나 라거 혹은 엠버 라거라고 불려지는 제품들이
대체로 지향하는 이상향은 브루클린 라거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색상은 생각보다는 더 짙게 나와서 어떻게 보면
독일식 둔켈 라거의 밝은 제품들에 필적하는 듯 했네요.
향에서는 카라멜류의 달큰한 맥아 향과 함께
약간의 고소한 비스킷류 향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풀, 솔, 꽃 등의 식물계 홉 향이 나오는군요.
탄산기는 보통이며 엄청 청량한 컨셉은 아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낮은 알콜 도수 맥주치고는
나름 진득하고 무거운 느낌을 보이려 했습니다.
따라서 탄산감이 높지 않은게 이 부분에 도움되네요.
아주 약간의 카라멜, 졸인 붉은 시럽 등등의 단 맛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초반에 살짝 있으며,
이후로는 고소한 빵, 비스킷 류의 맥아 맛이 옵니다.
홉의 맛은 강하진 않아도 어렴풋하게 왔는데,
풀, 꽃 등에 약간의 흙과 미약한 정도의 감초이며,
홉의 씁쓸함이 두드러지는 맥주는 아니었습니다.
점성이나 질감에서 확실하게 맥아에 치중하려한
비엔나 라거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으며,
향이나 맛에서도 맥아가 비중있긴하지만
적당한 홉의 플레이버로 균형을 잡았습니다.
어쨌든 애매한 엠버라거와는 다르게
자기 정체성은 뚜렷하고 잡미 없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외관적으로 가나다라 양조장 고유 디자인이 있으니
길게 제품 설명을 라벨에 늘어놓지 않는다는건 알지만,
롯데마트에 맥주 코너에 진열되는데 이름이 북극성 라거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라거=금색 라거로 생각하는 편이라
맥주에 대한 키워드 힌트라도 적어주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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