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고 차분한 타입의 맥주를 주로 만들던
서울 공릉동에 소재한 수제 맥주 양조장인
바네하임이 코튼 캔디라는 맥주를 출시했습니다.
신상품 '코튼 캔디' 는 Hazy IPA 타입의 맥주로,
1990년대 이후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IPA 맥주는 홉에서 뿜어내는 특유의 과일/솔 등의
새콤 상큼한 맛과 향, 그리고 씁쓸한 뒷 맛 등으로
가벼운 라거 위주의 시음자들에게 좋던 싫던
색다른 충격을 주었기에, 금새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대표하는 맥주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바네하임 양조장의 맥주들 -
바네하임 도담도담 - 5.4% - 2021.02.24
바네하임 프레아 에일 - 4.5% - 2021.06.02
바네하임 로라비어 - 5.0% - 2021.08.29
근 30여년간 IPA 맥주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면서
주기별로 IPA 맥주도 진화를 겪어오곤 했습니다.
가장 최신 진화형은 Hazy IPA 라는 타입으로
홉이나 효모에서 나오는 새콤한 과일 캐릭터는
극대화시킨 반면, 홉의 쓴 맛은 줄였습니다.
사실상 가장 자극적이고 달작지근한 IPA 타입인데,
순하고 편한 맥주를 주로 취급하던 바네하임에서
Hazy IPA 를 만든다고 했으니 의외이긴 했습니다.
Hazy IPA 를 만들었으되 바네하임의 느낌이 있어,
Hazy IPA 치고는 순하고 편하게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색상은 이름처럼 탁한 금색으로 보여졌습니다.
적당한 감귤이나 탠저린, 솔이나 풀 향도 있고
발효 단 내라고 예상되는 단 향도 있었습니다.
달큰하고 향긋하지만 엄청 쥬시하진 않습니다.
탄산감은 많지 않으며 질감은 부드럽고 순해서
코튼(Cotton)이라는 느낌과 잘 맞는 것 같고,
무게감도 안정감있고 진득하지만 무겁진 않습니다.
시럽이나 꿀 등등의 밝은 맥아 단 맛은 거의 없었고,
단 맛이 있었다면 발효 단 맛 정도가 느껴졌습니다.
적당한 단 맛의 바탕에 향에서 언급한 탠저린,
감귤, 솔, 풀 등등의 맛들이 나타나는 양상입니다.
아무래도 국내에 이제 파워풀한 Hazy IPA 가 많다보니
코튼 캔디의 홉의 풍미가 엄청 센세이션하게 오진 않지만,
어디까지나 산전수전 겪은 매니아들에게는 그럴 수 있어도
IPA 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쓴 맛이 적은데다가 찰지고
부드러운 측면이 있어, 코튼 캔디의 홉의 세기 정도면
충분히 다른 차원의 맥주로 올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무난하고 모난 부분이 없었던 Hazy IPA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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