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맥주 양조장에서 만든 '석복' 은 본래 콜라보 맥주로
처음에는 '무량수' 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습니다.
이후 콜라보 기간이 끝나면서 해당 맥주의 이름을
2022년부터 석복으로 바꾼뒤 현재에 이릅니다.
'무량수' 건 '석복'이건 이름과 외관만 보아서는
맥주보다는 전통주에 가까운 디자인을 지닌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안동맥주 양조장의 맥주들 -
안동맥주 캣 인 블랙 - 6.9% - 2021.05.17
안동맥주 오드 아이 - 4.5% - 2021.10.28
안동맥주 필스 베르데 - 5.4% - 2022.02.20
안동맥주 판테라 - 8.0% - 2022.05.21
안동맥주 홉스터 IPA - 6.5% - 2023.01.27
개인적으로 안동맥주의 석복이 꽤 재미있는 컨셉이라 생각하는데,
이름이나 외관은 누가봐도 한국 전통주를 담았을 법하지만
정작 들어간 맥주는 독일 전통 Sour Ale 인 Gose 라는 부분이며,
Gose 도 독일 전통만 답습해서 그대로 담은 것이 아니라
안동맥주에서는 Contemporary Gose 라고 부르면서,
Gose 의 소금기는 간장독에서 묵어 나온 소금 결정인 석장과
경상도의 로컬 허브라 불리는 방아잎을 넣어 만든 고제입니다.
본래 독일 Gose 맥주에는 코리엔더가 들어가는 것을 차용한 것이죠.
크래프트 맥주계에서는 전통 맥주를 지역색에 맞게 변화 주는 일이 빈번한데,
Gose 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니 '현대적 고제' 라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이나 병 디자인은 매우 전통적이지만 들어간 내용물은
수제맥주계에서 인기 많은 Sour Ale 인 Gose 가 들어갔으며,
그것도 상당히 트렌디한 해석의 제품이라는 부분에서
전통적이면서도 트렌디하고, 현대적이면서 또 한국(경상도)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이 될 만한 여지가 많은 맥주라 안동맥주의 제품들 가운데
수제맥주를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뿌옇고 탁한 밝은 금색을 Gose 맥주 답게 띕니다.
향에서는 짭짤한 소금내와 방아 잎의 상쾌한 향과
코리엔더의 향긋함이 우선적으로 풍겨져 나왔으며,
코리엔더와 산미의 레몬과 같은 시큼함도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적당한 수준으로 과한 탄산기는 아니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고 순하게 다가왔습니다.
원류 고제(Gose)맥주가 그렇듯이 석복 또한
무겁거나 진득해질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맥아쪽에서 기인하는 단맛은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Gose 맥주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봅니다.
따라서 입 안에서 상승하듯 퍼지는 맛들 위주인데,
향에서도 언급한 방아 + 코리엔더 + 산미가 주는
향긋함과 상쾌한 민트향에 레몬과 같은 짜릿한 산미가 있고
산미의 정도는 식초처럼 찌르지는 않아서 순하게 마시기 좋네요.
앞서 언급했듯 단맛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저에 깔리는게 적지만
석장의 짠맛이 시작부터 끝까지 은근하게 남아줍니다.
쓴맛은 Gose 맥주답게 없는게 자연스러웠으며,
끝으로 갈 수록 밀/귀리류의 고소한 맛이 남는데,
기본적으로 나오는 짜고 신맛을 어루만지는 느낌이라
끝 부분의 고소한 곡물류 맛이 마무리 맛으로 인상적이네요.
스토리 텔링, 컨셉, 디자인, 맥주 퀄리티 등등에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고 생각하며
한국 음식과 페어링하기에도 좋은 제품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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