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맥주 스타일 중 로겐비어(Roggenbier)라는게 있는데,
본인이 이곳 블로그에 15년 동안 2800개의 시음기를 올리는 동안
단 4개의 맥주로만 Roggenbier 의 시음기가 존재할 정도로
독일 내에서도 매우 마이너한 장르이며, 올렸던 4 개의 맥주도
본인같은 맥주에 미친 사람이니까 발견하고 알아보고 올린것이지,
일반적인 사람들이었으면 경험해볼일이 극히 없을 타입입니다.
오늘 따라 서두가 장황한 이유는 그정도로 독일에서도
비주류인 로겐비어(Roggenbier)가 정말 뜬금없이
대한민국 부산 양조장에서 독일인이 만든다면 어떻겠습니까?
[블로그 내 로겐비어(Roggenbier) 맥주들 (1), (2), (3), (4)]
- 블로그에 리뷰된 툼브로이 양조장의 맥주 -
툼브로이 도펠복 - 9.0% - 2021.12.22
2년 전에 이곳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는 툼브로이는
안드레아스라는 독일 청년이 부산에 설립한 맥주 양조장으로
본래 그의 가문은 맥주 양조업을 독일에서 하고 있었으나
현재 명맥이 끊긴것을 안드레아스가 한국에서 다시 진행하고 있는데,
그의 고향이 Roggen 맥주를 만들던 고장이었기 때문에
안드레아스는 자기 고장의 고유 맥주를 한국에서 만든 것입니다.
국내에도 예전부터 하우스맥주라고 불리는 독일식 맥주를
주로 취급하는 양조장이 꽤 있었고 대다수가 독일의 대중적인
맥주 스타일인 필스너, 바이스비어, 둔켈, 헬레스 등등에서 그쳤지만
툼브로이는 대중적인 맥주들도 다루면서 Roggen 도 취급한 것인데,
이것이 제 입장에서 처음 알았을 때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툼브로이도 이미 업력이 3년이 넘은 양조장이 되었고
Roggen 맥주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캔 제품은 없었는데,
올해 초부터 캔입하여 서울에도 유통하게 되어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색상은 탁한 호박(Amber)색에 가깝게 보였습니다.
호밀에서 나오는 알싸한 호밀 특유의 곡물향에
고소한 빵이나 식빵 테두리같은 향도 나왔고,
풀이나 허브와 같은 쌉싸래한 향도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헤페바이젠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적당한 청량감을 선사해주었고, 점성-무게감은
살짝 진득하고 매끄럽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데,
호밀에 포함된 성분에서 온 듯 합니다.
맛에서는 특별한 효모 발효맛은 나오지 않는 부분이
독일 로겐비어들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나오지만
그 덕분에 좀 더 직관적인 호밀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짝 아리게 다가올 수 있는 화한 호밀 맛이 있으며
이어서 향과 마찬가지로 빵이나 식빵 테두리 등의 고소함,
그리고 약간의 씁쓸한 풀 맛 등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 호피(Hoppy)하지 않은 엠버에일에 호밀을 넣어
Spicy 함을 살린 듯한 타입의 마시기 드문 풍미의 맥주로,
평소 호밀의 캐릭터가 궁금했다면 시음하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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