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의 소재지 국적만 미국일 뿐, 사실상 유럽의 클래식한
맥주들을 주로 다루는 에네그렌(Enegren)은 캘리포니아에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라거타(Lagertha)는 이름처럼 라거 맥주이며,
체코식 필스너를 기반으로 제작되어진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만 정통 체코 필스너를 만들었다기보다는 특별한 포인트로
변주 & 트위스트를 준 맥주인데, 미국의 Mosaic 홉을 사용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네그렌(Enegren) 양조장의 맥주들 -
Enegren Edel-Pils (에네그렌 에델 필스) - 4.8% - 2024.08.30
Enegren The Lightest One (에네그렌 더 라이티스트 원) - 4.8% - 2024.10.12
유럽식 홉이 강조된 라거맥주인 필스너에서
가장 트렌디한 쥬스 같은 IPA 에서 인기가 많은
Mosaic 홉을 사용했다는것은 재해석한 맥주라는 의미로,
에네그렌 양조장에서는 라거타(Lagertha)맥주의 이런 경향을
West Coast Pilsner 라는 수식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에네그렌 양조장이 캘리포니아에 위치하여 있으니까
West Coast Pilsner 가 되는 것이 아닌, 다분히 IPA 의 경향인
West Coast IPA 를 의식한 것이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깔끔한 바탕에 미국 홉으로 새콤하면서 씁쓸하게 마무리한 것이
West Coast IPA 이기에 깔끔함은 라거이기 기본으로 갖추었고
홉의 경향도 유럽이 아닌 웨코의 그것을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신조어로서 West Coast Pilsner 라는 명칭을 붙인 셈입니다.
쉽게 말해서 West Coast IPA 의 필스너 버전이라 할 수 있지만,
라거타(Lagertha)에서 홉 이외 다른 재료는 유럽의 것을 사용했다네요.
맑지는 않고 탁한 편의 외관에 필스너 답게 밝은 금색을 띕니다.
Mosaic 홉에서 피어오르는 망고, 파인애플 등등의 열대과일 향이
깔끔한 필스너 라거의 바탕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와주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밝은 맥아나 효모 느낌은 적었으며,
홉이 강렬해서 Mosaic 싱글 홉 페일 에일을 마주한 느낌입니다.
탄산기는 적당히 청량해서 조밀한 탄산기를 선사해주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고 연한 편이라 쉽게 마시기 좋습니다.
밝은 맥아에서 나오는 곡물 반죽 같은 느낌이 살짝 나오고,
West Coast 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오는 라거 맥주인만큼
맥아적인 단맛은 없고 깔끔하고 개운하게 떨어집니다.
홉은 Mosaic 에서 오는 망고, 파인애플, 패션푸르츠 등이 강하고,
쥬스 같은 느낌보다는 열대과일의 풍미를 살짝 터치해주고 빠져서
지나친 달콤함이나 단맛에 물리지 않고 산뜻하게 마시기 좋습니다.
약간의 씁쓸한 여운이 있긴하지만 필스너에서는 바람직한 정도로,
필스너에서 새로운 느낌을 환기시켜주는 신선한 느낌의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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