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도수가 10% 아래인 맥주들은 취급하지 않는듯한,
러시아의 서쪽, 핀란드의 남쪽에 위치한 에스토니아 출신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소리(Sori)의 맥주를 시음합니다.
아무래도 추운 나라라 도수가 높은 맥주를 만드나 봅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라우다터르 XIX 라는 제품으로
XIX 와 같은 표기는 마치 꼬냑의 등급 표시 같아 보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소리 브루잉의 맥주들 -
Sori Brewing Lost Room (소리 브루잉 로스트 룸) - 11.5% - 2020.05.11
Sori Anniversary Barley Wine 2019 (소리 애니버서리 발리 와인 2019) - 11.2% - 2020.11.13
Sori Maximón Bourbon BA (소리 막시몬 버번 배럴 에이지드) - 12.0% - 2021.10.10
실제로 오늘의 맥주는 꼬냑과 연관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컨셉 자체가 배럴에서 숙성한 맥주를 블랜딩 한 것으로,
섞이는 대상들 중 하나는 꼬냑 배럴에 숙성된 발리 와인이고,
다른 하나는 버번 위스키 배럴에 숙성된 발틱 포터입니다.
발틱포터든 발리 와인이든 높은 알코올 도수에 일가견이 있고,
기본적으로 배럴 에이징이 되면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기에,
맥주 컨셉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해보았을 때
Sori Brewing 의 '라우다터르' 의 10.4 % 알코올 도수는
오히려 다소 낮은 수치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게합니다.
갈색 거품에 검은색에 가까운 색상을 보여줬습니다.
나무내음이 우선적으로 느껴지며 버번류의 바닐라에
건포도나 꽃과 비슷한 향기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검은 당밀류의 달고 알싸함도 조금 있군요.
탄산기는 생각보다는 다소 있는 편이라 보았고,
그 덕분에 꾸덕하고 질펀한 맥주 쪽으로 향하는걸
적당히 방지해주는 역할을 탄산기가 만들어줍니다.
그렇다고 필스너 라거마냥 가벼운 맥주는 전혀 아닙니다.
맥아로 점철된 맥주들을 블랜딩한 맥주이다 보니,
아무리 탄산감이 있고 개운하게 뽑힌 편이라해도
맥아적 단맛을 숨길수는 없었는데 그 양상은
다크 초콜릿, 검붉은 건과일, 당밀 등등이었고
맥아적 성향이 강한 제품 치고는 물리지 않게 옵니다.
단맛과 별개로 배럴 에이징의 향취가 남는데,
오크와 같은 나무맛과 바닐라 느낌이 오는 편으로
텁텁하거나 씁쓸함과는 관계없이 오기에 감미롭네요.
알코올 느낌은 생각보다 포착하지 못했던 맥주로
2019년 제품이 2023년 말에 마시기에 숙성이 잘 된건데,
만약 2020년쯤에 마셨다면 양상이 달랐을거라 예상합니다.
어쨌든 매혹적인 느낌의 맥주라 꽤 맛있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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