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의 편의점에 가면 국내 지명이 붙은
이름의 국내 크래프트 맥주가 많아진게 느껴집니다.
편의점이라는 대중 시장에서 대기업의 (페일)라거에
소규모 양조장의 에일 맥주가 비슷한 가격대로 붙는 격인데,
이는 일본의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도 보이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일본 4대 대기업의 맥주-발포주-츄하이이나,
몇몇 일본 크래프트 캔 맥주들도 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산토리(Suntory) 양조장의 맥주들 -
Suntory 金麦 (산토리 Kinmugi :금색보리) - 5.0% - 2009.11.28
Suntory Premium Malt's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 5.5% - 2010.01.07
Suntory Malt's (산토리 몰츠) - 5.0% - 2010.02.12
Suntory The Royal Bitter (산토리 더 로얄 비터) - 6.0% - 2012.10.26
Suntory Full Body Beer (산토리 풀 바디 비어) - 7.0% - 2014.02.02
Suntory 琥珀のキレ (산토리 코하쿠노키레) - 7.0% - 2018.09.25
나름 맥주 정돈을 잘 해놓은 일본 편의점을 가면
크래프트 성향의 것들을 한 곳에 모아서 진열했는데,
그곳에서 일본의 대기업인 Suntory 양조장의
Tokyo Craft 시리즈들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뭐, 브랜드네임에서 Craft 가 들어가는 시리즈로
한정/지역 판매 형식으로 총 4 개 스타일의 맥주를 냅니다.
Tokyo Craft 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4개 맥주는
페일 에일, 세종(Saison), IPA, 발리 와인까지인데,
작년 겨울시즌을 맞아 11월 중순에 출시된 9도의 발리와인은
높은 알콜도수를 가진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는 맥주로,
PA, Saison, IPA 는 크래프트 맥주 스탠다드라 할 수 있기에
대기업에서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제품이라 생각했지만
발리 와인은 "진짜?" 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는군요.
발리 와인은 일본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도 잘 안하는 것이라..
아무튼 오늘 시음하는 IPA 에 관련된 이야기를 좀 더 하면
미국 North American Citrus 라 설명되는 것을 볼 때,
American IPA 스타일을 만드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맑으며 색상은 금색~주황색 사이입니다.
산전수전 겪은 크래프트 맥주 매니아이자
IPA 를 섭렵했다면 아무래도 이 제품에서 나는
홉의 향기는 다소 맹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감귤, 솔, 파인애플 같은 향기가 나오지만
폭발적임과는 거리가 있지만 Suntory 의
기존의 다른 라거들과 비교했을 때는
홉의 향기가 있는 편이라 튀긴 할겁니다.
약간의 카라멜 단 내와 비스킷도 있네요.
탄산기는 조금 있어서 은근히 청량하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매끄럽고 차분한 느낌으로
마냥 연하고 묽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West Coast 타입의 IPA 는 아닌걸로)
약간의 카라멜-시럽 단 맛과 고소한 비스킷 등이
어느정도는 자리 잡아서 홉 맛만 있진 않습니다.
홉의 맛은 향과 마찬가지로 솔, 감귤 등으로
옛 IPA 에서 나오는 정겨움이 있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홉의 맛은 센 편은 아니라서
짧게 나왔다가 사라지는 느낌을 주었고
종이 같은 쓴 맛의 여운이 되려 남았던 편입니다.
아주 무난합니다. 시음 전 머릿속에 그렸던
맛이 그냥 그대로 나와서 흠칫했던 맥주로,
(일본) 대중들에서 IPA 라는 것을 알린다는
목적이라면 스타터 IPA 로서는 괜찮겠지만
특별함을 찾는다면 뭔가 아쉬운 제품입니다.
특별한 IPA 를 찾는다면 일본에서 편의점을
가진 않겠지만, 일정 소화후 편의점에 가서
더 마실 맥주를 찾는데 라거 밖에 없을 때
만나면 반가운 녀석의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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