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오늘 시음하는 Landlord Dark 를 처음 봤을 때,
'도대체 저 맥주의 컨셉은 뭘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영국의 Timothy Taylor 양조장의 메인 상품은
Landlord 라는 영국식 페일 에일 맥주인데,
그것을 다크 버전으로 내놓았다길래 의문이 생겼죠.
사실 많은 양조장들에서는 잘 나가나는 메인 상품이 있으면,
그것의 다크 버전 제품을 내놓고 있고 이게 그리 드문일은 아닙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티모시 테일러(Timothy Taylor's) 양조장의 맥주들 -
Timothy Taylor's Landlord (티모시 테일러스 랜드로드) - 4.1% - 2010.05.14
Timothy Taylor Boltmaker (티모시 테일러 볼트메이커) - 4.2% - 2015.07.30
Timothy Taylor's Knowle Spring (티모시 테일러 노을 스프링) - 4.2% - 2023.09.21
예를들면, 금색 라거&필스너가 있다면 그것의 다크 버전,
메인 상품이 헤페바이젠이면 그것의 어두운 버전 등이 있는데,
이런 구도가 영국식 페일 에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혹시 Landlord 라는 브랜드네임만 공유하고
맥주 스타일은 영국식 포터나 스타우트 만든건가 했더니
Timothy Taylor 양조장의 홈페이지를 보니 사용된 맥아로
Golden Promise 딱 한 종류만 사용했다고 밝히는군요.
Golden Promise 는 밝은색 베이스 맥아라
스타우트나 포터와 같은 제품이었다면
검은 맥아가 포함되어야 성립이 됩니다.
아무튼 조사를 해보니 기존 Landlord 라는 페일 에일에
다크 카라멜 슈가를 첨가하여 색상과 가벼움을 추가한 제품으로,
쉽게 생각하면 벨기에식 어두운 에일류 맥주들에
사용되는 다크 캔디 시럽/슈가 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어두운 갈색에서 검은색을 발하는것이
외관만 보았을때는 영락없는 스타우트입니다.
카라멜, 어두운 캔디 시럽과 같은 향이 있고
약간의 당밀과 검붉은 과일류의 향이 있는데,
벨기에식 다크 스트롱 에일류와 닮은 면이 있으나
당연히 영국 에일이니 벨기에 효모 발효향은 없습니다.
대신 약간의 홉의 풀이나 흙과 같은 아늑함은 있군요.
탄산기는 보통으로 은근한 청량함을 보여주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움에서 중간으로 향하지만
마냥 가볍지 않은 적당한 블랙 라거류의 성질과 닮았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거의 없는 편에 가까웠지만
이따금씩 어두운 카라멜 맥아류나 시럽류에서 오는
자두나 건포도류의 단맛이 어렴풋하게 퍼졌습니다.
영국 에일효모에서 오는 농익은 과일 맛이 맴돌면서
홉의 풀이나 찻잎 같은 맛과 씁쓸한 여운이 은근 있어
그래도 근본은 홉(Hop)에 기반한 페일 에일임을 알게합니다.
영국식 다크 마일드 에일을 호피(Hoppy)하게 만들면
Timothy Taylor Landlord Dark 가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어느 한쪽의 스타일 캐릭터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맥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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